공매도 공포에 큰 손 펌핑까지…"김치코인, 100배 아니면 0"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 2021.04.23 05:01


2020년 12월 "주식시장에서 '인버스'를 사고 대부분의 돈은 코인으로 옮겼다"



(서울=뉴스1) 조태형 기자 = 2일 오전 가상화폐 비트코인이 국내거래소에서 7200만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서만 122% 이상 뛰어올랐다. 지난 1월1일 비트코인은 3229만6000원(종가)에 거래됐다. 2021.4.2/뉴스1
지난해 12월까지만 해도 여의도 증권가는 2021년 전망을 2800~3000 사이로 전망했다. 소위 '선수'들은 일찌감치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를 점찍어두고 코인시장으로 눈길을 돌렸다.

비트코인 움직임이 11월부터 심상치 않더니 12월 2만 달러(2200만원)를 돌파하며 우상향하던 시점이었다. 12월28일에는 사상 처음 3만달러(3000만원)를 넘었다.

선수들은 비트코인과 함께 상승 흐름을 타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알트코인을 찾았다. 국내 벤처기업들이 내놓은 알트코인, 일명 '김치코인'이 우후죽순 등장했는데 가격은 최소 2~3원, 비싸도 100원 미만이었다.

2021년 1월 비트코인이 4만달러(4400만원)를 터치하자 '돈' 냄새를 빠르게 맡는 여의도 증권가에선 '김치코인 아무거나 사서 한달 이상 묻어놓으면 최소 10배 이상은 먹는다'는 소문이 퍼졌다.

이 시기 정부가 예고했던 공매도 재개(당초 3월24일) 논쟁이 펼쳐졌다. 동학 개미의 걱정은 어느 때보다 컸다. 주식시장에 '한 발 늦게' 들어와 만족스러운 수익을 거두지 못한 이들은 두려움이었다. 이 때 파고든 게 '김치코인 대박' 소식이다.



김치코인 '밀크' 2월 200원 →4월3일 4335원…칠리즈 1월 '3원'→3월30일 635원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2월 들어 김치코인이 '펌핑'을 시작했다. '펌핑'은 코인 가격이 하루에 30~100%까지 급등하는 현상을 의미는 은어다. 김치코인들이 약속이나 한 듯 하루씩 돌아가며 급등세를 연출했다.

2월 17일 포문을 연 플레이댑은 180원에서 789원으로 하루만에 3245% 올랐다. 2월18일엔 보라, 엠블, 아인스타이늄 등 3개 알트코인이 동시에 올랐다.

보라는 45원에서 303원으로 뛰었다. 아인스타이늄은 70원에서 270원까지 단숨에 오른 뒤 열흘 사이 834원까지 치솟았다. 엠블은 두달간 3원에 머물다 이날 50% 상승을 기점으로 사흘에 한 번씩 '펌핑' 해 66원까지 올랐다.

뒤를 이어 썸씽, 디카르고, 옵저버, 픽셀… 등 이 기간 국내 거래소에 상장된 대부분의 김치코인이 최소 3배에서 20배까지 오른 것으로 전해진다.

한 블록체인 개발업체 관계자는 "당시만 해도 비트코인이 계속 오르고 코인 시장이 좋아서 김치코인도 순환 펌핑이 온다고 생각했다"며 "지금 돌아보면 일종의 '큰 손'이 돌아가면서 소액 코인에 펌핑을 주고 개미투자자를 유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에는 만성 적자로 힘들어하던 K뱅크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와 원화 입금 서비스 제휴를 시작한 뒤 '기사회생' 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K뱅크는 가입자가 늘고 입출금 수수료 수익이 늘었고 업비트도 거래대금이 늘었다. '윈윈'이다. 이에 대한 해석이 분분하다"고 넌지시 전했다.

가상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업비트의 24시간 거래량은 170억7800만달러(약19조1171억원) 수준이다. 지난달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의 일평균 개인 투자자 거래액이 각각 9조4000억원, 9조7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가상화폐 투자 규모가 국내 주식시장을 앞질렀다.



주식시장은 제도(공매도)나 수급(국민연금)에 휘둘린다. 그리고 정부가 있다.


김현정디자이너 /사진=김현정디자이너
코인을 개발하고 있는 업체 관계자는 "횡보하는 주식시장에 재미를 못 느껴 코인시장으로 오는 사람들이 많다"며 "우리 주식시장엔 제한이 많지않냐"고 말했다. 주식시장은 제도(공매도)나 수급(국민연금)에 휘둘려 종종 박스권에 갇힌다는 설명이다.

그는 "코인시장엔 현물거래 뿐만 아니라 선물도 있다. 최대 125배까지 가능하다"며 "손해도 각자 감수하는 것으로 알고 있고 1000% 상승을 기대하는 만큼 -99%의 손해도 인지하는 게 코인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시장으로 가는 개미 투자자도 중장기적으로 '우상향' 한다는 믿음 때문일텐데 코인도 마찬가지"라며 "지금 가장 저평가돼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코인시장에 점점 많은 자금이 몰리는 추세다. 가상통화 정보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도지코인' 사태로 코인거래소에 자금이 몰린 지난 15일 오후 기준 원화 거래(KRW) 가능 거래소 14개의 24시간 거래대금은 216억3126만달러(약 24조1621억원)이었다.

3월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개인투자자 거래금액은 각각 9조4261억원, 9조7142억원이다. 코인거래소도 개인이라고 단순비교해 본다면 일일 가상통화 투자 규모(약 24조1621억원)가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친 국내 주식 투자 규모(약 19조1000억원)를 넘겼다.

국내 코인 열풍의 절정은 도지코인 사태다.

지난 14일 미국1위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가 나스닥 직상장에 성공한 바로 다음날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의 트윗이 도지 코인 가격 폭등을 이끈 것.

머스크는 '달을 향해 짓는 개'의 이미지와 함께 "달을 향해 짖는 도지(Doge Barking at the Moon)"이라는 글을 자신의 트위터에 남겼다. 코인시장에서 '달까지 상승하자'는 가격 급등을 의미하는 데 머스크가 '달'을 언급하며 광풍을 유도한 것으로 해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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