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주식 다 올랐지만…계층 사다리 걷어찬 코로나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 2021.04.21 13:01

[MT리포트]코로나 적자생존…'K자 회복' 경고②

편집자주 | IMF는 최근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올렸다. 코로나 극복을 생각보다 빨리 한다는 얘기. 그러나 누군가는 빠르게 누군가는 느리게 일어서며 회복세가 'K자'를 그리고 있다. 새 리스크로 떠오른 양극화 상황을 진단해본다.

우리 경제가 코로나19(COVID-19) 사태 이후 뚜렷한 'K자형'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고소득층은 1년 만에 소득이 거의 회복된 반면 저소득층은 아직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4분기를 기준으로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 노동·사업소득은 지난해 2분기 3.7% 감소했다가 4분기엔 0.5% 감소한 수준으로 회복했다. 반면 하위 20%인 1분위 가구 노동·사업소득은 2분기 22.1%나 급감했고 4분기에도 여전히 10.8% 감소한 상태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고소득층은 충격 자체도 크지 않았고 그마저도 대부분 회복했지만 저소득층은 충격도 컸고 회복도 느리게 진행됐다는 의미다.

고용·파산 통계를 봐도 양극화가 두드러진다. 지난해 12월 기준 상용근로자는 전년동월대비 0.04% 증가했지만 임시·일용근로자는 각각 7.5%, 12.1% 감소했다. 지난해 자영업자 등의 개인파산신청은 5만379건으로 최근 5년새 가장 많았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소득 하위 20%는 주로 영세 대면서비스 업종에 집중돼 있었는데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이들에게 직격탄이 됐다"며 "앞으로도 비대면 활성화, 고령화 등 구조적 문제로 대면 서비스업 경기는 쉽게 회복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부동산 폭등에 주식·코인 달려들지만…커지는 자산격차



자산의 양극화도 심각하다. 통계청의 가계금융복지조사 결과 지난해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 지니계수는 3월 말 기준 0.602를 기록했다. 지니계수는 1에가 까울수록 불평등, 0에 가까울수록 평등하다는 뜻이다. 지니계수가 0.6을 넘어선 것은 2013년 이후로 7년만이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강북 14개구 아파트값은 25.2%, 강남 11개구 아파트값은 17.4% 가 올랐다. 한국부동산원이 지난달(3월)밝힌 서울 평균 아파트값이 9억원을 넘는다. 무주택자 사이에서 이른바 '벼락거지'라는 자조적 신조어가 나오는 이유다. 2019년 국내 가구 중 무주택가구 비중은 43.7%다.


주택구매 여력이 없는 계층들은 주식, 암호화폐 등에 달려들어 자산격차를 줄여보려고 하고 있지만 격차를 줄이긴 쉽지 않다. 양경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상위 10%가 주식 배당소득의 93%를 가져갈 만큼 주식시장에서도 양극화는 뚜렷하다. 암호화폐 시장은 높은 변동성 탓에 일반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구조다.



물가, 너마저…K자형 회복 부추긴다


이런 상황에서 물가까지 오르면서 서민들의 생활비 부담은 더욱 커지고 있다. 통계청의 3월 소비자물가동향에서 식료품 물가는 전년동월대비 8.4% 상승했다. 앞으로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농촌경제연구원은 2분기 국내식품물가가 전기대비 1.5%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식료품 지출은 5분위 가구지출의 13.1%에 불과하지만, 1분위 가구의 지출 중에서는 23.5%를 차지한다. 저소득층에게 가격상승의 충격이 더 크게 체감될 수밖에 없다.

무주택자에게는 임대료 부담까지 커지고 있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대비 지난 3월 아파트 전셋값은 서울이 12.2%, 전국이 8.0% 상승했다. 울며 겨자 먹기로 올려주는 전·월세값에 무주택자의 자산투자, 내집마련 등은 더욱 요원해진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금의 양극화는 단기간에 해결하기 어려운 장기적인 문제가 될 것"이라며 "저소득층이 고소득층으로 이동하는 것이 가능한 사회인지에 대한 전반적인 고민이 필요한 사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단순히 일회적 지원으로 격차를 줄이는 대신 계층이동이 가능한 사회적 구조, 경향을 만들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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