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는 남양유업의 발효유 '불가리스'에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있다고 발표된 지난 13일 이후 남양유업 직원들이 고충을 토로하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남양이 남양하네" "남양스럽다"는 글 아래 남양유업 직원들은 "대신 사과할게, 우리도 정말 지친다" "힘도 들고 기운 빠진다" "언제쯤이나 어깨를 당당히는 못 펴도 머리를 조아리지 않는 날이 올까" 등 글을 올렸다.
올해 2월 남양유업은 사회공헌과 친환경 캠페인 등으로 이미지를 개선시키겠다고 강조했었다. 홍진석 상무가 기획마케팅총괄본부를 신설하며 마케팅 강화에 나섰다.
지난 2월 농협하나로유통과 코로나19 의료진을 후원하는 '덕분우유'를 출시하기도 한 남양유업은 지난 13일 "불가리스 발효유 제품의 실험실 동물세포 실험 결과 인플루엔자바이러스(H1N1)를 99.999%까지 사멸하는 것과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효과 연구에서도 77.78% 저감효과를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남양유업이 사과했으나 이미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조짐을 보인 뒤다. 앞서 남양유업이 불매운동을 피하기 위해 상표를 가리며 제품을 판다는 인식에 숨은 남양유업 제품 찾기 앱 '남양유없'도 등장한 터다.
1000여명의 대리점주도 피해를 입게 됐다. 지난 2월 한 대리점주가 청와대 국민청원에 "회사에서 이젠 상생하고 있는데 남양 불매가 지속되고 불매 조장 배포글도 올라오며 매출 타격을 입고 생활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토로했는데 더 어려워지게 된 셈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강화되는 가운데 남양유업이 허위 광고로 역행한 사례이고 비윤리 경영으로 찍혀 있어 사태가 악화됐다"며 "윤리경영을 강화, 선포하면서 대국민사과를 더 진지하게 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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