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 빠른' 미국 경제, 이제 '인력난'이 문제?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1.04.19 12:25
12일(현지시간) 미국 마이애미 국제공항의 한 렌트카 카운터 앞에서 사람들이 줄을 서 있다./사진=AFP
앞으로 수개월 동안 미국 기업들이 필요한 일손을 구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미국 소비자들이 식당과 호텔, 미용실 등에서 다시 지갑을 열기 시작했지만 경제 활동 증가세가 고용 증가세를 뛰어넘으면서 단기적으로 임금 및 가격 인상 압박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백신 접종과 함께 경제 회복이 가팔라지면서 인력 수요가 급증하지만 당분간 공급이 속도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에도 있었다. 팬데믹으로 인해 문을 닫았던 공장들이 가동을 재개하고 소비자 주문이 늘어나면서 가구, 운동기구 등을 만드는 제조업체들이 일손 부족을 겪었던 것. 올해에는 이 같은 현상이 사람들과 접촉하는 서비스업종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팬데믹으로 폐업과 실업이 가장 심각했던 서비스업은 올해 큰 반등이 기대되는 업종이다.

문제는 고용이 경제 활동 증가세를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WSJ 설문조사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미국의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전년 대비 6.4%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팬데믹 직전인 2019년 4분기에 비해 GDP가 4% 늘어나는 셈이다. 반면 일자리는 올해 71만개 증가해 전체적으로 2019년 4분기에 비해 1.6% 적을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의 실업률은 3월 기준 6%으로 여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3.5%)보다 높지만 일자리 증가 속도가 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하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크게 두 가지 이유를 꼽았다.

하나는 많은 기업들이 소비자 수요 증가세에 확신을 가질 때까지 고용을 미룰 수 있다는 점이다. TS롬바르드의 스티븐 블리츠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기업들은 경기 회복이 반가울 수밖에 없지만 팬데믹 이후 회복의 모습이 어떨지에 대해서는 상당한 불확실성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팬데믹 중 일자리를 잃은 수백만 명의 근로자들이 직장으로 복귀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 꼽힌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직장으로 돌아갈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하루아침에 이뤄지진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들이 일자리 공고를 내더라도 채용에는 수주 혹은 수개월까지 걸리기도 한다.

팬데믹을 거치는 동안 가용 인력도 쪼그라들었다. 미국 핵심 노동인구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3월 81.3%로 1년 전의 82.9%에 비해 낮아졌다. 190만명이 노동인구에서 이탈한 것이다. 휴교령으로 인한 보육 부담이나 바이러스 감염 우려로 인한 구직 포기, 실업 지원금 등이 배경으로 꼽힌다. 글래스도어의 대니얼 자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경제활동 참가율의 하락은 팬데믹이 끝나더라도 고용의 빠른 회복이 어려울 것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미국 내 장기 실업자는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기준 27주 이상 실업 상태에 있는 미국인은 420만명으로 지난해 2월 110만명에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웰스파고의 제이 브라이슨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실업 상태가 장기화할수록 사람들이 보유한 기술은 퇴화되고 직장에 복귀하는 건 점점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결국 인력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때까지 고용 병목현상은 일시적으로나마 소비자들에 불편을 야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WSJ은 지적했다. 이를테면 앞으로 몇 달 동안 공항 검색대나 미용실, 식당 등에서 긴 줄을 서야 한다는 얘기다. 브라이슨은 "앞으로 몇 개월 동안 소비자 수요가 강하게 반등하고 이는 임금 인상 압력으로 옮겨갈 수 있다"면서 다만 수년 동안 이어질 일은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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