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나발니 감옥에서 죽으면 러시아 정부 대가 치를 것" 경고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21.04.19 07:21
러시아 야권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지난 2월 2일(현지시간) 모스크바 법원에서 열린 집행유예 판결 취소 공판 중 하트를 보내고 있다. /AP=뉴시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8일(현지시간) 투옥된 러시아 반정부지도자 알렉세이 나발니가 감옥에서 사망할 경우 러시아 정부가 대가를 치를 것이라 경고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날 CNN '스테이트오브유니온'에 출연해 "우리는 러시아 정부와 구금 중인 나발니에게 일어나는 일에 대한 그들의 책임 및 국제사회에 의해 (러시아 정부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란 점을 얘기해 왔다"고 했다. 이어 그는 "공개적으로 밝히지는 않겠지만 나발니가 죽으면 대가가 있을 것이라고 얘기해 왔다"고 덧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13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에서 '수개월내 제3국 정상회담 개최'를 제안한 것과 관련, 나발니가 복역 중 사망할 경우에도 이 회담이 추진되느냐는 질의에는 "회담이 현재 정해져 있는 건 아니"라며 "올바른 상황에서 관계를 진전시키는 방법으로 열려야 할 것"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전날 나발니측은 투옥 중인 그의 건강 상태가 사망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며 즉각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나발니의 개인 주치의 야로슬라프 애시크민은 전날 페이스북에 "환자(나발니)가 당장이라도 죽을 수 있다"며 그를 중환자실로 옮겨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는 나발니의 가족으로부터 넘겨받은 병원 검사 기록을 볼 때 혈중 칼륨 양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언제라도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크레아티닌 수치가 급증해 신장도 위험한 상태라고 한다.

나발니를 지지하는 의사노조연합의 아나스타샤 바실리예바도 트위터에 "지금 당장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썼다. 나발니의 대변인 키라 야르미슈는 "나발니가 죽어가고 있다"며 "지금 상태를 고려하면 (사망이) 며칠 내가 될 수도 있다"고 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불리는 나발니는 지난해 8월 러시아로 향하던 항공기 내에서 옛 소련에서 개발된 신경작용제 '노비촉'에 중독돼 쓰러졌다.

이후 그는 독일에서 치료를 받다가 반정부 운동을 계속하기 위해 지난 1월17일 러시아로 귀국했고 귀국 하자마자 체포·구속됐다. 나발니는 2014년 사기 사건 관련 집행유예 판결 취소 재판에서 실형전환 판결을 받아 3년 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 받았으며 가택연금 등에 소요된 일수를 감안해 2년6개월을 복역 중이다.

투옥 후 나발니는 다리 마비 증상을 포함해 심각한 통증이 나타나 의사를 들여보내 달라고 호소했지만 거부 당했고, 진료 거부에 항의해 3주째 단식 투쟁 중이다. 이와 관련, 러시아 교도소 당국측은 나발니가 필요한 의학적 치료를 모두 받고 있다는 입장을 되풀이 하고 있다.

바이든 미 대통령도 같은 날 나발니의 건강악화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그 사건은 전적으로 부당하며 전적으로 부적절한, 말도 안되는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달 미국과 유럽연합(EU)은 나발니 독살 시도에 대한 책임을 물어 푸틴 대통령 측근들을 대상으로 제재를 내린 바 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당시 성명에서 "어떤 화학무기의 사용도 받아들여질 수 없는 것이며 국제 기준 위반"이라 했다. 그러면서 이 제재가 화학 무기 사용과 인권 침해가 막중한 결과를 불러 온다는 점에 대해 러시아에 '명백한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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