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방역 잘했던 韓, 백신접종은 3%…경제회복 지연 가능성"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21.04.19 05:00
15일 오전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에 마련된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센터에서 관내 만 75세 이상 어르신들이 화이자 백신 접종을 받고 있다.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지난해 코로나19 방역에 상대적으로 성공했던 한국·일본·호주가 백신 접종에서는 뒤처지고 있는 이유를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17일(현지시간) 분석했다. 상대적으로 감염률·사망률이 낮아 백신 확보에 대한 동기부여가 떨어졌다는 게 NYT의 진단이다.

NYT는 '이 국가들은 코로나19에 잘 대처했는데 왜 백신은 느린가?'란 제목의 기사에서 한국·일본·호주가 인구 대비 매우 적은 수준만의 백신 접종을 마쳤고 이 접종 지연이 방역 성공을 퇴색시키는 위험을 낳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지난해 내내 유럽과 미국이 재앙적으로 높은 코로나19 감염률과 사망률로 고통을 겪었지만 태평양 연안국들은 여러 방법을 통해 재앙을 모면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의 폭넓은 진단검사, 호주와 뉴질랜드의 봉쇄, 일본의 마스크 착용 등이 재앙을 피한 방법들의 예다.

그러나 "지금은 역할이 바뀌었다"고 NYT는 진단했다. 바이러스 진압에 성공했던 국가들이 선진국 중 백신 접종률이 가장 느린축에 속한다는 점에서다. 이는 영국, 미국 등 한때 바이러스 창궐 로 고통받은 국가들이 백신접종에서는 모든 국가들을 뛰어넘고 있는 상황과 대조적이다.

미국은 인구 4분의 1이 백신 접종을 2차까지 마쳤고, 영국도 1차 백신 접종 비율이 약 50%다. 반면 한국과 호주는 접종률이 전체 인구 대비 3% 이하이고, 일본과 뉴질랜드는 1%가 안 된다.

NYT는 "이 뒤처진 국가들은 낮은 감염률과 사망률로 인해 확보한 시간이라는 드문 혜택(luxury)을 어느 정도 이용하고 있다"며 "이들 국가는 모두 다른 곳에서 개발돼 제조되고 있는 백신들만에 의존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상당히 전염성이 강한 변종 바이러스가 부상하고 전 세계적인 백신 보급이 심화하면서 이 (백신 접종) 지연이 이들 국가들의 상대적인 공중보건 성공을 퇴색시키고 경제 회복을 지연시킬 수 있다"고 했다.


이런 상황이 발생하게 된 원인들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도 소개했다. 호주 시드니 대학교의 감염병 및 백신 전문가 로버트 부이 교수는 NYT에 "질병 통제에 매우 성공했던 게 신속한 예방 클리닉을 세우기 위한 동기와 노력을 떨어뜨렸다"고 지적했다.

NYT는 더딘 백신접종으로 인해 여행, 외식, 가족 모임이 1년 이상 제한되는 상황이 해당 지역 거주자들을 절망스럽게 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NYT는 도쿄 올림픽 개막이 100일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신규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증하는 일본에 어느 곳 보다 큰 위험이 있다고 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일본 당국이 전염병을 관리하기 위해 진행한 조치들로 올림픽을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다고 밝혀 왔지만, 최근 일본의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지난 1월 이후 최고치로 늘어났다.

한국에 거주하는 이들이 백신 부족으로 인해 한국의 초기 바이러스 관리 성공이 서서히 약화되고 있는 걸 걱정하고 있다고도 전했다. 서울에 사는 서가은씨는 NYT에 "미국 같은 다른 국가들이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하는 걸 보면 좌절한다"며 "한국인들은 정부의 팬데믹 규제를 매우 잘 따라 왔지만 아직 모두에게 충분한 백신을 확보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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