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원고 기억교실에서 만난 '별이 된 아이들'…추모 발길 이어져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1.04.16 12:46

"사랑해" "기억할게" 학생들 수업공간 곳곳에 그리움 담긴 메모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 4.16기억교실을 둘러보는 시민들. /뉴스1
(안산=뉴스1) 최대호 기자,유재규 기자 = 별이된 아이들 250명과 그들을 지도했던 교사 11명의 생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단원고등학교 기억교실이 다시금 눈물로 채워졌다.

16일 오전 11시 안산시 단원구 소재 4·16민주시민교육원 앞 광장은 적막했다.

광장을 가운데 두고 맞은편에 새롭게 마련된 기억관을 찾는 추모객들의 발길만 드문드문 이어질 뿐 7주기 관련 추모 행사나 대형 현수막 등은 없었다. 하늘도 별이된 아이들을 기억하며 슬픔을 나누려는지 부슬비를 뿌렸다.

기억관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단원고 학생들의 수업공간이 복원돼 있다. 단원고 2학년 학생이 수업했던 교실 10개반과 2학년 교무실이 건물 2~3층에 그대로 옮겨졌다. 4층은 하늘정원으로 꾸며졌다.

각 교실의 칠판과 아이들 책상은 가족, 친구 등이 남긴 그리움 담긴 메모가 가득했다. 환하게 웃는 생전 사진 옆에 놓여진 꽃과 초콜릿 등도 눈에 띄었다.

유가족으로 보이는 40대 여성은 책상 위 놓인 사진을 어루만지며 연신 눈물을 훔쳤다. 슬픔을 삼키던 그에게서 울음 소리는 새어나오지 않았다.

2학년 교무실에는 생존 학생들이 눈물로 쓴 편지들이 희생 교사의 책상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이쁘신 ○○쌤'으로 시작하는 편지 구절구절에는 그리움과 고마움,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교무실 벽면에 걸린 달력은 2014년 4월에 멈춰 있었다.

4·16민주시민교육원 1층에 단원고 희생 학생을 기리는 시가 전시돼 있다. © 뉴스1

이날 오전 기억관을 방문한 추모객은 그리 많지 않았다.

기억관 관계자는 "임시 기억관 운영이 몇개월 중단됐었고, 새단장하면서 지난 12일 다시 문을 열었다"며 "아직 기억관 운영재개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 그래도 개관 후 하루 100여명의 시민들이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억관과 함께 개원한 4·16민주시민교육원에도 희생자들을 기리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교육원 1층 나눔터 공간에는 희생자들의 생전 모습 캐리커처와 시(詩)가 전시됐다.

시의 제목은 희생 학생 각각의 이름이었다. 문학 창작활동 교사 모임인 '교육문예창작회' 소속 교사들이 생전 학생을 기릴 수 있는 내용을 작품으로 담았다.

희망터 공간에는 윤민석씨가 작곡한 '이름을 불러주세요'가 조용하게 흘렀다. 동시에 벽면에 설치된 모니터에는 환하게 웃는 모습의 학생들이 얼굴이 그림으로 표출되고 있었다.

이곳을 찾은 일반인 추모객 A씨는 "희생된 아이들의 해맑은 생전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 먹먹했다.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안산 화랑유원지 제3주차장에서는 세월호 참사 7주기 기억식이 진행된다. 기억식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를 위해 유가족 중심으로 100명 미만이 참석해 희생자를 기릴 예정이다. 기억식 후에는 4·16생명안전공원 선포식이 열린다.

안산시는 코로나19에도 누구나 추모할 수 있도록 온라인 추모공간(www.416spring.com)을 개설했다. 추모공간은 '세월호 참사 추모의 달 기억·약속·안전'이라는 주제로 Δ노란우체통(별에게 보내는 편지) Δ온라인 피케팅 Δ사진공모전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추모에 동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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