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의 복귀' 김해란 "긴 재활 후 돌아온 느낌, 밑바닥부터 올라갈 것"

머니투데이 뉴스1 제공  | 2021.04.16 05:14

[이재상의발리톡] 남편의 응원 "출산하고도 된다는 걸 보여주라"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흥국생명 리베로 김해란. (한국배구연맹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이재상 기자 = 지난해 은퇴를 선언했던 여자 프로배구 '디그 여왕' 김해란(37)이 1년 만에 전격적으로 코트로 돌아왔다.

김해란은 15일 원소속구단인 흥국생명과 총 보수 1억원(연봉 8000만원, 옵션 2000만원)에 FA 계약을 맺었다.

2019-20시즌을 마치고 FA 미계약으로 은퇴를 선언했던 김해란은 최근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을 만나 티타임을 하던 중 복귀에 대한 제안을 받았고, 다시 코트로 돌아오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김해란은 15일 뉴스1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박 감독님을 뵙다가 다시 복귀할 생각이 있는지 물어보셔서 도전해보고 싶다고 이야기를 드렸다"며 "아기를 낳고 선수 생각이 났는데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말했다.

김해란은 지난해 12월2일 아들 조하율군을 출산한 뒤 육아에 집중해 왔다. 친정 엄마가 올라오셔서 함께 계신 덕분에 큰 도움을 받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아들이 너무 사랑스럽다. 순둥이라 얼마나 예쁜지 모른다"고 자랑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아이를 키우며 지도자를 염두에 두고 있던 그에게 박미희 감독이 현역 복귀에 대한 의사를 전했고, 선수 생활에 미련이 남아있던 김해란은 다시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는 "남편도 처음에는 후배들에게 길을 열어줬으면 한다고 반대도 했다"면서도 "하지만 지금은 응원해주고 있다. '출산하고도 된다는 것을 보여주라'고 이야길 하더라. 나도 두 배로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V리그에는 그 동안 출산 후 복귀했던 선수들이 여럿 있었다. 하지만 리베로 포지션에서는 김해란이 최초다.

그는 "감독님도 부담 안 주시고 천천히 몸을 만들어 오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며 "사실 복귀를 결심한 것도 박미희 감독님이 계셨기 때문"이라고 거듭 고마움을 나타냈다.

2018년 경기도 용인의 흥국생명 체육관에서 인터뷰를 했던 김해란. © News1 DB

복귀를 결정하고 복잡 미묘한 감정이 그의 머리를 스쳤다. 하지만 김해란은 특유의 악바리 같은 마음가짐으로 다시 밑바닥부터 하나씩 올라간다는 각오다.


김해란은 "아기 낳은 몸이 아니라 그냥 아파서 재활하다 온 것이라 생각하고 싶다"며 "다시 돌아가게 된다니 설레고 기대도 되지만 솔직히 걱정도 된다. 하지만 또 오기가 생겨서 해내고 싶은 마음도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쁜 육아 중에도 친정 팀 흥국생명의 경기를 빼놓지 않고 봤다. 특히 같은 리베로 포지션에 있는 도수빈을 바라보는 마음은 더욱 애틋하다. 김해란이 항상 '도비'란 별명으로 부르는 도수빈은 이번 시즌 처음으로 흥국생명의 주전 리베로로 나서 챔피언결정전까지 풀타임을 소화했다.

그는 "흥국생명 경기는 '도비'가 잘하고 있나 봤는데, 이제 복귀하면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며 "도비도 내 복귀를 축하해줬고, 다시 배울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이야기를 하더라. 그렇게 말해주니 너무 고맙고 미안한 마음도 들었다"고 진심을 전했다.

임신과 출산 과정 속에 체중이 불어난 김해란은 매일 러닝을 통해 체중 관리에 힘쓰고 있다. 그는 "바닥부터 천천히 다지고 있다. 매일 러닝을 많이 하면서 감량하고 있다. 기본으로 돌아가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해란은 육아와 운동 중에 더 힘든 것을 골라달라는 질문에 "둘 다"를 외쳤다. 그는 "육아는 힘들어도 또 다른 행복이 있다"며 지난해 태어난 아들 자랑으로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어갔다.

그는 다음달 초 흥국생명 선수단의 휴가가 끝나는 시기에 맞춰 팀 훈련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김해란은 "구단에서 많이 배려해주신 덕분에 다시 코트로 돌아갈 수 있게 됐다. 두 배, 세 배로 더 노력해서 기회를 주신 것에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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