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7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오전 11시.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현 진도항)은 고요하다 못해 한적한 기운마저 맴돌았다.
빨간 등대 너머 펜스를 수놓은 수백여개 노란 리본은 색이 바랜 채 찬 바닷바람에 펄럭였고, 조도를 거쳐 관매도로 향하는 여객선의 뱃고동 소리만 일대에 외로이 울려 퍼졌다.
'세월호 7주기, 잊지 않겠습니다', '진상규명에 앞장서겠습니다'라고 쓴 현수막은 예년과 같이 방파제를 따라 곳곳에 걸려있지만 추모객들의 발길은 뜸했다.
1시간가량 10여 명의 추모객이 이날 방파제를 찾았고, 이들은 희생자 304명의 이름이 새겨진 조형물 앞을 거닐면서 7년 전 그날의 아픔을 곱씹으며 희생자들을 애도했다.
한동안 방파제에 머물렀던 가족 단위 추모객들은 진도항 인근에 마련된 '세월호 기억관'으로 발걸음을 향했고, 희생자들이 생전 사용했던 물품을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일부 추모객들은 분향소 내 방명록에다 '4월은 왔지만 봄은 아직 드리우지 못했다'고 적고는 하얀 국화꽃을 헌화하며 추모 분위기를 이어갔다.
네살배기 아들과 경기도 성남에서 왔다는 장모씨(45·여)는 "7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 진실이 밝혀지지 않아서 마음이 무겁다"며 "아이가 아직 어려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모르지만, 이런 일이 있었다는 정도만 교육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추모객들은 한목소리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광주에서 왔다는 홍기원씨(55)는 "4월이 되면 해마다 팽목항을 찾아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한다"며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추모객들이 줄어든 것 같다. 진상이 규명되기 전까지 시민 모두가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다른 40대 추모객은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될 일로 희생자 304명의 꿈이 아직도 바다에 있다"며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현 정부는 '진상규명하겠다'는 약속을 꼭 이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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