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김정은, 백신 맞았어"…BTS 조롱한 칠레 코미디쇼 결국 사과

머니투데이 이영민 기자 | 2021.04.14 23:04
/사진=칠레의 코미디쇼 '미바리오'(MiBarrio) 방송 화면

그룹 방탄소년단(BTS)을 패러디한 모습으로 인종차별 발언을 해 비판 받은 칠레의 한 TV코미디쇼가 결국 사과했다.

칠레 공중파 채널 메가TV는 지난 13일(이하 한국시간) "마음 상한 모든 이들에게 공감을 표시하면서 사과를 전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1일 칠레의 코미디쇼 '미바리오'(MiBarrio)에는 코미디언 5명이 방탄소년단을 패러디한 모습으로 등장했다. 이들은 자신들을 방탄소년단 멤버 이름으로 소개하면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언급하거나 코로나19 백신 이야기를 해 아시아인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코미디언은 방송에서 진행자가 자기소개를 부탁하자 자신들을 김정은, 김정도스(dos·2), 김정뜨레스(tres·3) 등으로 소개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이름의 로마자 표기 중 '은'(Un)이 스페인어로 '하나'(1)를 뜻한다는 점을 활용한 것이다. 이에 진행자는 "북한 지도자의 이름에 숫자를 붙인 것 아니냐"며 웃었다.

진행자가 진짜 이름을 묻자 이들은 "V, 정국, 어거스트D(슈가), 제이홉, 진"이라고 자신들을 방탄소년단 멤버 이름으로 소개했다.

이어 진행자가 한국말을 할 줄 아느냐고 묻자 한국말을 못한다면서 중국어와 비슷한 발음으로 흉내를 냈다. 이에 진행자가 "무슨 뜻이냐"고 묻자 그는 "나 백신 맞았어"라는 뜻이라며 엄지를 치켜들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아시안을 비하한 발언이었지만 현장은 웃음 바다가 됐다.


방탄소년단의 칠레 팬덤은 트위터에 해당 방송 영상을 올리고 '인종주의는 웃음거리가 아니다'(Racism is not comedy)라는 해시태그로 해당 프로그램을 비판했다. 칠레 방송규제 당국 국가TV위원회(CNTV)에 민원 제출을 독려하기도 했다.

비판 목소리가 커지자 해당 코미디쇼는 12일 공식 인스타그램에 "유머는 팬데믹으로 인해 겪고 있는 힘든 시간을 이겨내도록 도와준다"며 "우리의 의도는 누군가를 불쾌하게 하거나 모욕하거나 상처 주는 것이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계속해서 개선하며 배우고 경청할 것이다. 시청자분들에게 즐거움을 주겠다는 우리의 목표를 위해 긍정적인 의견과 비판도 모두 수집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럼에도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자 방송사는 이날 "마음 상한 모든 이들에게 공감을 표시하면서 사과를 전한다"며 "어떤 커뮤니티도 모욕하거나 다치게 할 의도가 없었다. 계속 개선하고 배우고 귀를 기울이겠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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