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분류되는 정 총리는 대권 도전을 위해 조만간 자리에서 물러날 것으로 관측되는데, 코로나19(COVID-19) 방역 등 내치에 이어 이란 방문을 통해 외치 역량까지 확인한 셈이다.
이란을 방문하기 위해 지난 11일 출국했던 정 총리는 1박3일 일정의 강행군을 마치고 이날 오전 8시45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공군1호기 편으로 도착했다. 이번 이란 방문은 우리나라 국무총리로서는 1977년 이후 44년 만이자, 문재인 정부 최초의 이란 방문이다. 정 총리 개인으로서도 지난해 1월 취임 후 처음이자 차기 대권에 도전하기 위해 사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이뤄진 해외출장이다.
이와 함께 이란 정부가 올 1월4일 우리 선박 '한국케미호'와 선원들을 '환경 오염'이라는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나포했다가 95일 만인 이달 9일 석방한 것도 양국 관계를 악화시켰다. 그럼에도 이란 정부는 선박 억류 문제와 국내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 70억달러 문제는 별개라는 외교적 수사를 구사해 왔다. 그럼에도 한국 최고위급의 방문을 요청하며 한국 정부를 압박해 왔다.
정 총리는 전날 이란 테헤란 에스피나스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동행 출장 기자단 간담회에서 이어 "길을 찾아서 빨리 돌려주는게 그게 우리 국익에도 마땅하다 생각한다"면서도 "여러 제약이 있어서 아직까지 그것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고 있어 앞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국 정부는 △‘스위스 인도적 교역 채널(SHTA)’을 통한 자금 이전 △이란의 유엔(UN) 분담금 대납 △인도적 교역 확대 등 3가지 해법을 놓고 관련국과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번 방문에서 한국과 이란 양측은 대이란 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의료품 등의 인도적 교역을 확대하고, '경제협력점검협의체'도 설치키로 합의했다. 이란은 미국의 제재가 강화되기 이전인 2011년 교역 규모가 170억달러에 달했을 정도로 한국의 중동 최대 수출시장이었다. 따라서 이란과의 관계를 우호적으로 복원하는 것이 향후 이란 핵합의 복원 이후 양국 경제협력 과정에서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정 총리의 판단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총리 이란 순방을 통해 고위급 교류를 비롯해 양국관계를 다시 활성화하겠다는 양측 지도층의 강력한 의지를 상호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며 "이란 측 역시 우리의 관계 발전 의지를 높게 평가하면서 양국의 실질협력 증진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고 방문 성과를 설명했다.
한편 정 총리는 서울공항에 도착한 즉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진단검사를 받았고, 오는 16일까지 서울공관에서 자가격리를 할 예정이다. 차관급 이상 고위공무원의 공무 국외출장은 자가격리가 면제되지만, 정 총리는 이란의 코로나19 상황이 일일 확진자가 2만명 안팎에 달할 정도로 엄중한 만큼 예방적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자가격리를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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