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컴버블 이후 20년만의 '천스닥'…"사이즈 로테이션 본격화"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정혜윤 기자 | 2021.04.13 04:14
12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도 김학균(왼쪽부터)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 위원장, 장경호 코스닥협회 회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나재철 금융투자협회 회장, 홍순욱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본부장이 코스닥 지수 1000포인트 돌파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거래소
코스닥 지수가 1000포인트(종가 기준) 고지를 올랐다. '닷컴버블' 시절인 2000년 이후 20년만이다. 최근 한달 8% 넘는 가파른 상승세가 코스닥을 '천스닥'으로 이끌었다.

'동학개미'들의 순매수 덕분이다. 동학개미들은 지난해 코로나19(COVID-19) 국면에서 바이오와 언택트 등 혁신성장기업에 주목하며 적극적으로 코스닥에 뛰어든 결과다.


코스닥 1000포인트 고지…"사이즈 로테이션 본격화"


12일 코스닥 지수는 전거래일보다 11.26포인트(1.14%) 포인트 오른 1000.65에 장을 마쳤다. 이날 992.31에 출발한 코스닥은 장 마감이 다가오면서 1000.78까지 찍었다.

종가 기준 코스닥 지수가 1000선을 넘은건 2000년 9월 이후 20년 7개월만이다. 코스닥은 최근 급격한 오름세를 나타냈다. 최근 한달간 상승세는 8.1%로 코스피 상승세(2.7%)를 압도했다.

이날 외국인, 기관이 각각 363억원, 19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닥 상승을 이끌었다. 개인은 195억원 순매도했다. 업종별로는 출판/매체복제, 방송서비스, 컴퓨터서비스 등 일부업종을 제외하고 모두 강세를 보였다. 종이/목재, 기타제조는 3%대, 제약, 금융은 2%대 상승 마감했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초점은 코스피 대형주에서 코스닥 중소형주 시장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코스닥 우위의 사이즈 로테이션이 본격화"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시장은 코스닥 중소형주를 향해 흐를 공산이 크다"며 "지난해 최선을 상정한 실적보다 올해 최악의 전망치가 더 크게 개선되는 기업들 가운데 최근 실적 모멘텀에 기초해 개인보단 외국인 누적 순매수 강도 상위 종목군에 집중하는게 유리하다"고 조언했다.



전세계 가장 높은 상승률…동학개미 매수 거셌다


코스닥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대유행)이 시작된 지난해 3월 저점(428.35포인트) 이후 빠르게 상승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지수는 2020년 말 968.42포인트를 기록하며 저점대비 126% 상승했다. 나스닥(88%), 니케이225(66%) 등 글로벌 주요 지수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가총액도 크게 늘었다. 이날 코스닥 시가총액은 411조1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2000년 말 29조원과 비교해 시총이 14배가량 증가했다.

20년 동안 코스닥의 중심축을 이루는 주력 업종들도 크게 변했다. 과거 한통프리텔, 한통엠닷컴, 하나로통신, 기업은행 등 IT와 전통산업이 차지하고 있던 시총 상위권을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등 바이오와 게임 등 혁신성장산업이 꿰찼다.

코스닥 1000포인트의 배경에는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가 있다.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경기부양의지와 경기회복 기대감에 개인투자자들은 적극적으로 코스닥 시장에 뛰어들었다. 지난해 16조3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 3월말 기준 일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 역시 각각 24억6800만주, 24조6800억원으로 역대 최고다.

거래소 측은 코스닥 1000포인트 회복과 관련해 "성장잠재력과 기술력을 보유한 다양한 분야의 혁신기업이 상장을 통해 도약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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