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美 물가 오름세, 장기간 이어지진 않을 것"

머니투데이 유효송 기자 | 2021.04.11 13:02
미국 인플레이션 발생확률/사진제공=한국은행
코로나19(COVID-19)로 침체된 미국 경제가 신속한 백신접종, 대규모 경기부양책 등으로 반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대두되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오름세가 이어지기 힘들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하락한 기저효과 등으로 상승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가 11일 발표한 '최근 미국 물가여건 점검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초 코로나19 확산으로 급락했던 미국 물가는 팬데믹 상황이 개선되고 경제 활동이 재개되면서 오름세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미국의 PCE(개인소비지출) 물가는 지난해 11월 1.1%에서 지난 2월 1.6%로 같은기간 CPI(소비자 물가 지수)는 1.1%에서 1.7%로 각 0.5%포인트, 0.6%포인트 뛰어올랐다.

한은은 "서비스 가격은 아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으나 팬데믹(대유행) 이후 급락했던 재화 가격은 빠르게 낙폭을 줄이며 상승 전환했다"며 "최근 들어 인플레이션 우려가 고조되면서 기대인플레이션도 높아지는 조짐"이라고 진단했다.

한은은 향후 몇 달 동안 미국의 소비자물가의 오름세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대폭 하락에 따른 반사효과, 투입요소 가격 상승, 숙박 여가 등 서비스 물가를 중심으로 한 보상소비 증가 등으로 오름세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가 지난달 24일 금융시장 참가자들에게 전년동기대비 물가상승률(PCE)을 묻자 1분기 2.0%에서 2분기 2.5%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불확실성까지 커진 상황이다. 10년물 미 국채로부터 추정한 인플레이션 리스크 프리미엄은 작년 3월부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이는 예측치 못한 인플레이션 변화로 투자자가 입게 되는 손실에 대한 프리미엄으로 인플레이션 불확실성(변동성)이 클수록 증가한다.


그러나 한은은 단기적으로 소비자물가 상승을 예상하면서도 중·장기적 물가 상승 압력은 높지 않다고 진단했다. 기대인플레이션 안착, 완전고용 회복 지연 등으로 중기적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 않은 데다 유럽 등이 백신접종 속도가 더뎌 경제회복이 지연되고, 달러화 강세 등도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어서 빠른 오름세가 장기간 이어지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한은은 이러한 물가 상승 여건을 수요와 공급, 구조적 측면으로 나눠서 분석했다. 우선 수요 부문에서는 숙박, 항공 등 대면접촉 경제활동이 제약돼 서비스 소비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어 가격 상승압력이 여전히 미약하다고 내다봤다. 공급면에서는 백신이 보급되면 글로벌 공급망이 정상화 될 수 있고 최근 유가 회복에 따른 수익성 개선으로 셰일오일 생산이 늘어나 유가 상승이 장기간 지속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이어 구조적으로도 물가의 상·하방 요인이 모두 잠재해 있지만 저임금 신흥국의 저가제품 공급, 생산·유통의 혁신을 통한 원가 절감 등으로 물가하방 압력 요인이 여전히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한은은 "서비스부문 정상화가 지연되고 있고 디지털경제 확산 등으로 단기간에 유휴인력 해소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임금 상승이 비용측면의 기조적 물가상승 압력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에서는 대부분 2022∼2023년중 PCE 물가상승률이 2.0∼2.1%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했다. 다만 "향후 팬데믹 진행과 원자재가격 동향, 재정지출을 둘러싼 다수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점을 감안할 때 서비스부문 회복상황과 장기 기대인플레이션 변화 등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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