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반도체협회 회장단 간담회'에서 협회 회장단은 성윤모 산업부 장관에 이같은 내용이 담긴 '반도체 산업 발전을 위한 산업계 건의문'을 전달했다.
이날 간담회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 등 최근 주요 동향을 공유하고 정부 지원방안 등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 회장단인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이석희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 최창식 DB하이텍 대표이사 부회장, 허염 실리콘마이터스 대표이사 회장, 이창한 반도체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이 참석했다.
이들은 "반도체 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해 주요국들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상황에서 '메모리 신화'에만 안주한다면 결국 뒤처지고 말 것"이라며 "반도체 산업이 기업간 경쟁을 넘어 국가간 경쟁에 직면한 만큼 정부와 민간이 힘을 합쳐 당면한 위기를 극복해 나가야 할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건의문 주요 내용을 보면 반도체 업계는 국내 반도체 제조시설 구축 확대를 위한 전폭적 지원을 요청했다. 이들은 연구개발 및 제조설비 투자비용에 대해 50%까지 세액공제를 요청하면서 양산용 제조설비 투자비용도 세액공제 대상범위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반도체 제조시설 신·증설시, 각종 인허가, 전력 및 용수공급, 폐수처리시설 등 인프라 시설에 대한 신속하고 원활한 공공지원을 요청했다. 또 다양한 반도체 생산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실리콘, 차세대 전력반도체 제조시설을 구축할 수 있도록 시설투자지원, 제반 환경구축 등 실효성 있는 지원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화학물질관리법, 화학물질평가법,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근로기준법 등 반도체 제조시설 구축·운영을 규제하는 법안이 산업경쟁력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운용될 수 있도록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신재생에너지의 충분한 공급과 사용 및 적정 가격체계 구축을 위한 법체계 정비와 함께 차세대 전력반도체 제조기반 마련을 위한 시설 구축, 연구개발, 금융지원, 인재육성 등 전략적인 육성프로그램의 수립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회장단은 반도체 산업혁신을 이끌어갈 인재 양성·공급의 필요성도 짚었다. 반도체 인력의 공급부족은 우리 반도체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으며, 미래 산업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를 위해 △수도권대학의 반도체 관련학과의 신설 및 정원확대 △대규모 '원천기술개발형 인력양성사업'의 조속한 추진 △소재·부품·장비기업의 연구인력 양성을 위한 지원체계 구축 △반도체인력부족 보완을 위해 반도체 인력아카데미 설립 등을 요청했다.
국내 반도체 수요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생태계 구축지원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국내 반도체 생산기업이 수요기업의 공급망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국내 반도체 수요기업과 반도체 기업간 공동 연구개발, 테스트, 생산 등 전주기적 협력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소송 증가로 인해 국내 중소·중견 소·부·장 기업의 경쟁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한국형 증거조사제도(디스커버리제도) 도입을 골자로하는 특허법 개정의 잠정 중단도 요청했다.
회장단은 "미국, 중국 정부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국내 반도체 기업이 안정적 경영 활동을 지속할 수 있도록 통상 분야 협조가 절실하다"며 "주요국 통상·정책동향 관련 정보의 실시간 업계 공유를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요구에 정부는 국내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K-반도체 벨트 전략’을 마련해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설명했다. 성윤모 장관은 "반도체 산업 생태계 강화와 글로벌 반도체 주도권 확보를 위해 업계에 실질적 도움이 될 수 있는 종합정책을 수립해 조만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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