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전문가들 "AZ백신 전량 취소하고 J&J 쓰자"

머니투데이 박가영 기자 | 2021.04.09 12:01
/사진=AFP
홍콩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 측과 맺은 코로나19(COVID-19) 백신 계약을 전면 취소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유럽 보건 당국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드물게 혈전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다. 이들은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별다른 효능이 없고, 부작용으로 인해 국민 수용성도 떨어진다고 판단하고 있다.

9일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몇몇 홍콩 감염병 전문가들은 정부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750만회분의 주문을 전량 취소하고 이를 존슨앤드존슨(J&J) 자회사 얀센이 개발한 백신으로 대체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앞서 지난 7일(현지지간) 유럽의약품청(EMA)은 성명을 통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매우 드물게 희귀 혈전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를 부작용으로 등록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성인에 대한 접종 권고 방침은 유지했다. 보고된 부작용 사례 상당수는 접종 후 2주 이내에 60세 미만 여성에서 발생했지만, 특정 성별과 연령대가 특별히 위험하다는 것은 아직 단정할 수 없다고 EMA는 덧붙였다.

홍콩 중문대 호흡기 의학 전문가인 데이비드 후이슈청 교수는 8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 인터뷰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혈전 부작용 우려가 있고, 남아프리카공화국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예방 효과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후이슈청 교수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없을 것"이라며 변이 바이러스로부터 사람들을 보호할 수 있는 2세대 백신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영국 옥스퍼드대와 남아공 비트바테르스란트대가 공동으로 진행한 소규모 연구에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남아공 변이에 대한 예방 효과가 10%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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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트라제네카 백신 계약을 전면 취소할 수 없다면 계약 물량을 절반으로 불여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같은 날 홍콩 병원약학협회의 윌리엄 추이 춘밍 회장은 주문한 백신을 모두 취소하는 것이 계약 위반일 수 있다며, 주문량을 절반으로 줄이고 다른 백신을 조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추이 춘밍 회장은 "혈전 부작용 가능성이 희박하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이를 우려해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을 거부감을 느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백신이 낭비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의 접종이 시작된다면 이를 거부할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백신 접종 프로그램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J&J 백신으로 대체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이 춘밍 회장은 "J&J 백신은 좋은 대안이 될 것"이라며 "이 백신은 1회만 접종하면 되고 남아공 변이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J&J 백신의 예방효과(66%)는 화이자(95%), 모더나(94.1%), 아스트라제네카(82.4%)보다 낮지만, 2회를 접종해야 하는 이들 백신과 달리 1회만 접종하면 된다. 또 일반 냉장온도에서 최소 3개월 보관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전문가들은 J&J 백신이 변이 확산이 심각한 국가들에서 효과가 입증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홍콩에서는 현재 화이자 백신과 중국 시노백 백신 접종이 진행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에 대한 긴급사용 승인은 허가되지 않은 상태다. 지난 8일 기준 홍콩 인구의 2.3%인 17만700명이 2회 접종을 완료했다. 홍콩 정부가 주문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올해 중반쯤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SCMP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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