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채 2년 만에 줄인 해외투자자들…美금리 때문?

머니투데이 권다희 기자 | 2021.04.08 14:25
전세계 펀드들이 들고 있는 중국 국채 규모가 2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미국 국채 금리(수익률)가 오르자 자금이 이동한 게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사진=AFP
8일 블룸버그통신이 인용한 '차이나본드' 데이터에 따르면 전세계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국채 보유량이 지난달 말 기준 2조400억위안(약 384조원)으로 집계됐다. 블룸버그 추산에 따르면 이는 지난 2월 말보다 165억위안(약 2조8000억원) 작은 규모다. 외국 투자자들의 중국 국채 보유량이 줄어든 건 2019년 2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 2월까지 글로벌 펀드들의 중국 국채 보유액은 24개월간 연속해서 늘어나면서 이 기간 누적 보유액도 약 2배로 늘어났다. 중국 당국의 국채 보유관련 제한 완화 및 글로벌 채권 지수 편입 소식 등이 투자 수요를 늘린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전세계 주요국 국채 급락(금리 급등)도 중국 국채를 안전자산으로 부상시키는 듯했다. 중국 국채는 다른 국가 채권과 낮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올해 1분기 중 미국, 유럽 등 전세계 국채 가치가 하락했지만 중국 국채 가격은 오히려 1% 올랐다. 전세계 20대 채권 시장 중 국채 가격이 오른 건 중국이 유일하다.

하지만 최근 미 국채 금리가 지난해 1월 수준으로 반등하자 미 국채 수요가 늘어나면서 중국 국채에 대한 투자 매력이 감소했을 수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10년물 기준 중국 국채 수익률 프리미엄(같은 만기 미 국채 수익률과의 차)은 154bp(1bp=0.01%포인트)다. 프리미엄이 최대였던 지난해 11월보다 약 1%포인트 줄었다. 이 기간 미 국채금리가 급등한 영향이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까지 오를 거란 전망도 일각에서 나오는 만큼, 이 프리미엄은 더 줄어들 수도 있다.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인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 채권 지수에 중국 국채 편입이 마무리 되는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늦춰진 점 또한 투자 매력을 낮춘 요인으로 꼽힌다. FTSE러셀은 지난달 말 중국 국채를 오는 10월부터 세계국채지수(WGBI)에 편입한다고 발표하면서 편입 이행 기간을 36개월로 밝혔는데, 이는 지난해 9월 밝힌 12개월보다 긴 기간이다.

다리우스 코왈치크 크레디트아그리꼴 홍콩법인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보유량 감소 데이터와 관련, 블룸버그에 "앞으로 미 국채 금리가 상승하는 한 중국 국채 및 채권에 대한 관심도가 전반적으로 더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나 해외 투자자들의 중국 국채 매입이 이어질 거란 관측도 있다. 싱 자오펑 ANZ 뱅킹그룹 상하이 사무소 중국 투자전략가는 "역외 투자자들이 일시적으로 중국 국채의 보유량을 조정할 수는 있지만 매수세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10월 FTSE러셀 지수 편입과 함께 자금 유입이 늘어나고, 중국의 대규모 무역 흑자가 계속해서 위안화 가치를 지지하며 달러 강세를 상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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