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배 회장 "정부→민간 주도 벤처시대 '대전환' 원년"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 2021.04.20 06:00
지성배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IMM인베스트먼트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벤처투자업계는 제2벤처붐으로 도약기를 맞았습니다. 이제는 더 많은 민간자본이 시장을 이끌어야 하는 시기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민간 주도 모태펀드 조성이 활발히 이뤄져야 합니다. 올해를 민간 중심 벤처투자 생태계가 확고히 뿌리를 내리는 '원년'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지난 2월 제14대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으로 취임한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사진)가 최근 머니투데이와 만나 "정부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로 벤처투자 생태계가 대전환을 이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벤처캐피탈(VC)업계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모태펀드나 성장금융 같은 정책자금 이상으로 민간자본이 더 많이 필요하다"며 "민간 모태펀드 활성화와 시장친화적인 벤처투자를 뒷받침하면서 제2벤처붐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 회장은 1997년 CKD창업투자에 초기 구성원으로 합류하며 벤처투자 시장에 입문했다. 이후 1999년 IMM인베스트먼트를 설립, 국내 대표 VC로 성장시켰다. IMM은 'In Manus Mundus'(인 마누스 몬두스)의 약자다. '세계가 내 손안에'라는 의미의 라틴어다. 2000년부터 현재까지 IMM인베스트먼트 대표이사로 재직하며 크래프톤, 위메프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을 발굴·투자했다. 협회장 임기는 2023년 2월까지 2년이다.

지 회장은 임기 내 실행과제로 △민간 중심 벤처투자환경 구축 △회원사 전문서비스 강화 △벤처투자 전문인력 양성 등을 꼽았다. 그는 "VC들도 국내 연기금 등 정부 관련 자금에만 의존하지 말고 대기업 등 민간자금 유치는 물론 해외 연기금·대학기금 등을 출자자로 유치하는 데 신경써야 할 때"라며 "1세대 민간 모태펀드로 통신사업자연합회가 만든 한국IT펀드(KIF)가 있지만 민간 주도 시장을 이끌기에는 아직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민간 주도 벤처투자 확대…선진투자기법 도입·민간 인센티브 지급 등


올해 협회의 최우선 운영 과제로 민간 주도 벤처투자 확대를 강조했다. 세부적인 방안 중 하나로 선진 투자기법 도입, 민간 인센티브 지급방안 등을 언급했다. 지 회장은 "지난해 벤처투자촉진법이 제정되면서 많은 부분이 개선됐지만 여전히 법에 담기지 못한 부분들이 많이 있다"며 "현재 논의 중인 '조건부 지분전환계약'(컨버터블노트)과 '벤처대출' 등 새로운 투자기법이 도입되면 투자자금 조달이 훨씬 더 원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간 투자 활성화를 위해서는 투자목적회사(SPC) 설립을 통한 투자대출 연계, 세제혜택 등의 적극적인 당근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지 회장은 "사모펀드(PEF)가 투자목적회사를 세워 투자규모를 더 키울 수 있는 방안 등을 정부에 건의하고 있다"며 "협회 차원에서 민간 자본을 유입하기 위한 여러 연구용역을 진행 , 하반기 중에는 의미있는 실행 방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 민간자본 유입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 회장은 "최근 쿠팡이 기폭제가 되고 이어 마켓컬리, 야놀자 등이 연이어 해외 자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며 "해외 주요 출자자, 투자단체들과 교류 기회를 확대해 국내 시장과 기업들에 대한 관심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벤처투자 5조원 이상 전망"…협회 전문서비스 고도화



지성배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IMM인베스트먼트 대표)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올해 신규 벤처투자금액은 사상 처음으로 5조원의 벽을 넘을 것으로 봤다. 시장 확대에 맞춰 회원사 서비스의 전문성을 높이는 등 내부 시스템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우선 연내 펀드출자자(LP) 통합보고 시스템을 구축한다. 지 회장은 "출자자들이 요구하는 보고서 내용·양식 등이 사실 제각각이어서 대부분의 VC들이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문서 작업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쏟고 있다"며 "협회에서 VC 관련 정보를 데이터베이스(DB)로 구축해 출자자가 원하는 정보를 쉽게 파악할 수 있게 하면 시간과 비용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기대했다.

지 회장은 "코로나19(COVID-19) 확산에도 신규 벤처투자와 펀드 결성은 역대 최고치를 매년 갈아치우고 있다"며 "벤처캐피탈 산업이 한국 경제를 이끄는 주축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협회도 노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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