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의 첫 전용기차인 아이오닉5 롱레인지 후륜모델(RWD)의 최대 주행가능 거리가 405㎞로 발표됐다. 이는 20인치 휠을 장착한 트림의 기준이다. 기존에 현대차가 발표했던 최대 주행가능거리 429㎞는 이보다 더 작은 19인치 휠을 선택한 차량의 기록이다.
8일 환경부 저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아이오닉5 '롱레인지 후륜구동 프레스티지' 트림의 1회 충전시 최대 주행거리가 상온에서는 405㎞, 영하 6.7도 이하 기준 저온 주행거리는 354㎞다.
장착된 배터리는 72.6kWh, 최고 속도 출력은 시속 185㎞다. 정부가 지급하는 국고보조금은 제일 높은 800만원으로 산정됐다. 경쟁모델인 테슬라 모델3 롱레인지는 750만원, 모델Y 롱레인지는 375만원이다.
최대 주행가능거리 405㎞는 사실상 기존 현대차의 전기차 코나EV와 비슷하고 쉐보레 전기차 볼트 EV보다는 다소 낮은 수치다. 코나EV 기본형 프리미엄 트림은 상온 주행거리가 405.6㎞, 볼트EV는 414㎞다.
사륜구동은 차량 무게가 무거워져 연비가 낮아지는 걸 고려하면 주행가능 거리는 더 짧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현대차 스위스 법인은 롱 레인지 사륜구동 모델의 유럽 기준(WLTP) 주행거리가 430㎞라고 밝힌 바 있다. 유럽과 국내 주행거리가 15%가량 차이나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에서는 300㎞대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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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5에 엇갈린 반응…"전기차는 주행거리가 제일 중요한데 실망스럽다" vs "배터리 안정성 위해 보수적으로 접근한 것"━
400㎞ 초반대의 주행가능거리가 발표되자 반응은 엇갈린다. 우선 코나EV에 비해 굉장히 진일보했지만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주행거리 측면에서 발전이 없었다는 지적이다. 테슬라가 단차, 사후 수리(A/S) 등 문제가 나와도 주행거리가 경쟁모델에 비해 압도적으로 길기 때문에 전기차 시장을 선점할 수 있었다.
반면 현대차가 의도적으로 주행가능 거리를 보수적으로 낮게 측정했을 것이란 반박도 있다. 배터리 화재로 코나EV를 리콜한 데에 관한 '트라우마'가 남아있어 주행거리를 의도적으로 낮추고 '배터리 안정성'을 더 키웠을 것이란 설명이다.
단순히 비교해봐도 72kWh 배터리를 쓰는 모델3 롱레인지는 주행거리가 500㎞에 근접하지만 오히려 더 용량이 큰 72.6kWh 배터리를 쓰는 아이오닉5 주행거리는 100㎞ 이상 짧다는 점도 이같은 주장을 뒷받침해준다.
전기차에 들어가는 고전압 배터리는 사용 용량의 최대치를 쓸수록 안정성이 낮아져 '화재' 등 오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게다가 아이오닉5에는 전기차 배터리에서 직접 220V 전기를 뽑아쓸 수 있는 V2L(Vehicle to Load) 기능을 탑재해 코나EV보다 화재가 발생할 수 있는 시나리오가 더 많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코나EV 화재 등으로 전기차 분야에서 이미 큰 이미지 타격을 입었던 현대차로서는 최대한 보수적으로 제품을 개발하려 했을 것"이라며 "주행거리가 짧다는 비판을 감수하고 배터리 화재 이슈에서 자유롭기 위해 전략적으로 선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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