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삼성을 코로나 늪에서 건지다…'9.3조'의 비결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오문영 기자, 박효주 기자 | 2021.04.07 16:18

"'갤럭시의 귀환'이 삼성전자를 코로나19와 라인 가동중단의 늪에서 건져냈다. 그리고 이를 가능케 한 것은 선제투자와 이를 통한 선순환 구조의 정착이다."

삼성전자가 올 1분기 반도체 부문의 악재를 딛고 9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두자 시장에서 나온 평가다. '반도체-스마트폰-가전'으로 이어지는 삼각 포트폴리오와 삼성 특유의 선제투자가 다시 한번 저력을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삼성전자는 7일 발표한 1분기 잠정실적에서 매출이 65조원, 영업이익이 9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1분기와 견줘 매출은 17.5%, 영업이익은 44.2% 늘었다.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은 '깜짝 실적'이라는 데 주목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전날까지 집계한 증권사들의 삼성전자 실적 평균 예상치는 매출 61조539억원, 영업이익 8조9058억원이었다.

영업이익 예상치가 한달 전 8조4000억원대에서 5000억원가량 올랐지만 이마저 넘어섰다. 시장 예상치를 기준으로 보면 한달새 영업이익 규모가 1조원 가까이 뛴 셈이다. 매출이 늘면서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어지는 세계적인 경기침체 와중에 외형성장 정체 부담도 덜어냈다.

스마트폰 부문의 선전이 예상 이상이었다는 분석이다. 이날 부문별 실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IM(IT&모바일)부문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3분기 성수기와 비슷한 4조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 1월 조기 출시한 갤럭시S21 시리즈와 중저가 브랜드인 A 시리즈의 판매가 크게 늘면서 2월 들어 애플을 제치고 전세계 스마트폰 점유율 1위를 탈환한 게 실적으로도 이어졌다는 평가다. NH투자증권은 갤럭시S21 판매가 1100만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갤럭시버즈 등 수익성이 높은 웨어러블 제품 매출 확대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


CE(소비자가전)부문도 네오 QLED 등 프리미엄 TV와 비스포크 생활가전의 판매 호조로 1조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그동안 비수기로 꼽히는 1분기 영업이익이 많아야 5000억원 수준에 그쳤던 점을 감안하면 이익의 규모가 한단계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본격화로 주요국 중심의 보복소비 효과도 실적 개선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 부문은 전세계적인 메모리반도체 수요 증가에도 불구하고 3조원대 후반에서 4조원 수준의 다소 아쉬운 성적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미국 오스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공장 가동중단 사태와 파운드리 선단공정의 수율 차질, 중국 시안 낸드플래시공장의 생산량 확대 작업에 따른 초기비용 부담 등이 엮이면서 실적 눈높이가 낮아진 점을 감안하면 견조한 실적이라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1분기 깜짝 실적을 두고 선제투자와 선순환 구조의 결실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길게는 10년, 짧게 잡아도 2~3년 전에 단행한 투자가 위기 국면마다 실적을 뒷받침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얘기다.

재계 한 인사는 "반도체 투자의 경우 공장을 짓고 양산하는 데까지 2년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선제투자 없이는 실적을 내는 게 불가능하다"며 "올 1분기 실적을 이끈 스마트폰 부문도 10년 이상 쌓아온 기술과 브랜드 파워의 결실"이라고 말했다.

1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2분기 이후 실적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달 말 오스틴 공장이 재가동하면서 거의 정상 수준을 회복한 데 이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수요가 확대되면서 스마트폰 실적 개선세와 맞물려 2분기 영업이익이 10조원을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영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반도체 부문의 실적 기대감이 커질 것"이라며 "올해 D램 가격 상승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해 선제투자의 효과가 극대화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18조8057억원, 영업이익 1조5178억원의 잠정 실적을 이날 발표했다. 매출은 지난해 1분기보다 27.7%, 영업이익은 39.2% 각각 늘면서 나란히 분기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 확대와 생활가전 흥행의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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