읍소, 네거티브, 언론개혁…뒤 바뀐 여야, 1년새 '미러링 효과'

머니투데이 이원광 기자 | 2021.04.07 15:13
서울시장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박영선(왼쪽)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지난달 25일 오전 구로역과 응암역에서 각각 선거 유세를 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여야가 1년새 치러진 주요 선거에서 ‘미러링’ 효과(동조 효과)와 마주했다. 4·7 서울·부산 보궐선거에서 보여준 더불어민주당의 행보에서 21대 총선 당시 국민의힘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열세 판세에서 나타나는 ‘읍소’와 ‘네거티브’, ‘언론 개혁’ 카드가 이번에는 여권에서 나왔다.



뒤늦은 사과…"다시 한번 기회를 준다면"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선거국면에서 부동산 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분노한 민심을 향해 연일 사과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선거를 진두지휘한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주거 문제를 온전히 살피지 못한 정부·여당의 책임이 크다”며 “정부·여당은 주거 현실을 제대로 보지 못했고 정책을 세밀히 만들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태년 당대표 직무대행도 이달 1일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집값 폭등과 부동산 불패 신화 앞에 개혁은 무기력했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원인이 무엇이든 민주당이 부족했다”며 “다시 한번 민주당에 기회를 주실 것을 간곡히 호소드린다”고 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LH(한국토지주택공사) 사태’로 민심 이반이 본격화되자 뒤늦게 ‘읍소’ 전략으로 선회했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집권 후 △집값 폭등 △급격한 정책 변화와 관망세로 인한 전세대란 △공시지가 현실화 및 조세 부담 등 비판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21대 총선의 데자뷰다. 당시 김종인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총괄 선대위원장은 지난해 4월 차명진 후보 등의 막말 논란에 “한 번만 기회를 주시면 다시는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대국민 사과했다. 당시 차 후보가 ‘세월호 유족 모욕’ 등 막말 논란에 휩싸였으나 제명 결정이 늦어지면서 비판이 거셌다.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도 21대 총선 투표일 전날 “국민 눈에는 부족한 자식일 수 있지만 더 반성하고 더 고치겠다”며 신발을 벗고 시민들을 향해 약 10초간 큰절을 했다.

황교안 당시 미래통합당 종로구 후보가 지난해 4월14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앞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지지를 호소하며 큰절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생태탕집'만 남은 네거티브…1년전엔 '코로나19 확진자 수 조작' 의혹



'네거티브' 전략도 진영을 바꿔 다시 등장했다. 민주당은 이번 서울 선거에서 오세훈 후보와 처가의 내곡동 땅 투기 의혹을 제기하면서 전임 이명박 시장 시절인 2005년 6월 내곡동 땅을 측량하는 데 오 후보가 입회했다고 주장했다.


‘생태탕집’이 전국단위 관심을 받기도 했다. 민주당이 증언을 토대로 오 후보가 측량 입회 후 식사 장소로 지목한 곳이다. 이 때 오 후보가 신거나 입었던 명품 신발과 옷 브랜드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촌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21대 총선 과정에서 ‘코로나19 확진자 수 조작 의혹’ 카드를 던졌다. 당시 김종인 선대위원장은 정부가 확진자 수를 억누르고 있다는 항간의 의혹을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김 위원장은 “(정부는) 총 선거가 다가오자 의심증상이 있어도 X(엑스)-레이로 폐렴이 확인돼야 코로나 검사를 할 수 있게 만들었다”며 “총선까지는 확진자 수를 줄이겠다는 건데 선거 끝나면 확진자가 폭증할 거라고 전국에서 의사들의 편지가 쇄도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야당후보검증 태스크포스(TF) 의원들이 21일 오세훈 후보의 서울시장 재임 시절 당시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된 내곡동 주택지구를 둘러 본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與 "언론 말고 우리를 믿자"…1년전 野 "편파방송 얼룩, 공영방송 정상화"



언론을 향한 날선 비판도 1년전과 유사하다. 박영선 민주당 후보는 5일 오후 서울 금천구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오 후보의 내곡동 땅 투기 의혹과 관련 “언론 보도가 세세하게 안 되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실질적으로 포털 사이트에서 사라진 경우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정청래 민주당 의원 역시 이달 6일 페이스북에 “언론에는 절대 안 나오는 사진”이라며 박 후보 유세현장에 시민들이 몰린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언론을 믿지 말고 우리 자신을 믿자”고 밝혔다.

21대 총선에선 야당이 언론개혁에 앞장섰다. 당시 미래통합당은 “편파방송으로 얼룩진 공영방송을 정상화하겠다”며 공영방송 개혁을 미디어 공약으로 내놨다. 공영방송에 대한 정치권력의 지나친 개입으로 편파방송 문제가 고질적 문제로 자리잡았다고 주장하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도 추진한다고 밝혔다.

통합당은 또 방송통신심의원회를 폐지하고 뉴미디어위원회를 신설하겠다고 했다. 방송심의 관련 방통위의 편파성과 불공정성이 ‘도를 넘었다’며 방통위가 고유 기능을 못하는 ‘유명무실한 기관’으로 전락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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