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정치권 핵심 관계자는 이번 4·7 보궐선거의 판세를 좌우한 요인을 이같이 평가했다. 초반 다소 열세로 평가됐던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가 공표금지 기간 전 이뤄진 각종 여론조사에서(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던 데는 민주당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정공법' 대처가 중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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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거티브 올인한 與…내곡동에서 페라가모로━
초반엔 오 후보 처가의 내곡동 땅 관련 의혹을 검증했다. 쟁점은 오 후보가 서울시장 재임 시절 처가 땅이 속한 서초구 내곡동 일대를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에서 해제하고 보금자리주택 지구로 지정하는 과정에 직접 개입했는지 여부였다. 민주당은 다양한 근거를 제시하며 공격했지만 오 후보가 불법적인 권한을 행사했다는 증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논점은 주변부로 넘어갔다. KBS가 지난달 26일 2005년 내곡동 측량 현장에 오 후보가 있었다는 증언을 보도하면서 사안은 진실공방으로 흘렀다. 그러던 중 지난 2일 오 후보가 측량 후 방문했다는 내곡동 땅 인근 생태탕집 모자가 구체적인 증언에 나서면서 논란은 일파만파 커졌다. 생태탕집 아들이 오 후보의 옷차림으로 묘사한 페라가모 구두 색깔에 온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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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네거티브 선봉에…與 '부동산 내로남불'로 효과 미비━
박 후보는 수차례의 TV 토론에서 자신의 정책이나 공약을 알리기보다 오 후보에 대한 공격에 사활을 걸었다. 박 후보는 선거 전날인 6일 BBS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에서 네티즌이 오 후보의 로퍼 사진을 찾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오 후보는 같은 날 기자들의 질문에 "후보가 직접 입장을 밝힐 사안인지 모르겠다"며 "사진 속 구두는 국산 브랜드"라고 해명했다.
박 후보측 네거티브 공세가 먹히지 않은 데는 다양한 원인이 꼽힌다. 내곡동 소재는 오 후보 처가가 수십년 전 상속받은 땅이란 점에서 10년 전 한명숙 전 총리 때 한 차례 사용했다 효과를 보지 못한 것이다. 거기에다 LH 사태에 이은 김상조 전 청와대 정책실장, 박주민 민주당 의원 등의 '부동산 내로남불'이 불거지며 공격의 명분이 서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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吳, 네거티브 자제로 '차별화' 어필━
오 후보측 관계자는 "막판 페라가모 촌극은 오 후보가 그 구두를 신고 있는 사진을 찾아놓고 시나리오를 만든 것 같은 느낌마저 준다"며 "우리는 후보가 직접 나서 네거티브를 하지 말자는 원칙을 끝까지 지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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