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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 민간 아파트 분양가 수준…공시지가 상승시 실분양가 더 오를 듯━
국토부는 면적 2만7000㎡ 규모 3종 일반주거지역인 A구역을 가정하고, 해당 부지에서 일반 재개발과 공공주도 도심 주택사업(역세권)을 추진할 때 사업성을 비교했다. 이에 따르면 기부채납 완화, 용적률 인센티브 등의 효과로 공공주도 개발 추진 시 1인당 평균 분담금이 1억5000만원으로 일반 재개발보다 1억1000만원 낮게 추산됐다.
공공주도 개발 시 예상 분양가는 3.3㎡당 2463만원으로 책정됐다. 전용 84㎡로 환산하면 8억3742만원이다. 해당 지역의 최근 예상 시세(3.3㎡당 2730만원)보다 약 10% 저렴한 수준이다.
이곳은 가상의 단지로 구체적인 위치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예상 시세를 고려하면 이날 공개한 1차 후보지 입지에선 도봉, 금천, 은평 중 하나일 가능성이 높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자치구별 3.3㎡ 평균 아파트값은 도봉 2809만원, 금천 2562만원, 은평 2884만원이다. 영등포구는 3.3㎡당 4357만원으로 다른 지역과 격차가 큰 편이다.
2년 전 교통 입지가 우수한 동대문구 청량리역 일대에서 분양한 해링턴플레이스, 한양수자인 등 초고층 주상복합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이 2500만원 안팎이었다. 단기간에 서울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저렴해보이는 '착시현상'이란 지적도 있다.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대한부동산학회장)는 "최근 서울 아파트값이 많이 올라서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아 보일 뿐이지 분양가 8억원대면 만만치 않은 금액"이라며 "자금 여력이 녹록지 않으면 청약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가 상승을 고려하면 분양가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고준석 동국대학교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당장 토지보상에 착수해도 빨라야 3~4년 걸리기 때문에 공개된 예상 분양가도 최저가 수준으로 잡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개발계획 확정 이후 실제 분양 단계에선 34평 기준 9억원대 분양가격이 책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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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 대출 규제 완화, 주민동의율 확보 등 보완책 필요━
서울 도심 땅값을 고려하면 공공주도로 사업을 추진해도 저렴한 공급이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서울 도심 땅값은 원래도 비쌌고, 최근 공시지가 상승률도 높아 토지 보상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공공개발로 추진하더라도 애초부터 저렴한 가격대의 공급은 쉽지 않은 구조"라고 말했다.
도심 공공주도 공급이 기대만큼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이번에 공개된 도심 공공개발 후보지 중 곧바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주민동의율을 확보했거나, 구체적인 이주대책을 마련한 곳이 없다"며 "분담금을 전혀 낼 수 없는 원주민도 많기 때문에 이들의 동의를 구할 수 있는 구체적인 지원 대책이 사업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했다.
정부는 도심 공공개발 사업을 낙관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선도사업 후보지 중에서 금년 중 주민 동의를 받아 사업에 착수하는 경우에는 토지주에게 최고 수익률을 보장할 예정"이라며 "지자체와 협의해서 세부 사업계획을 조속히 수립하고 추가 사업 후보지도 월별로 순차적으로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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