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K금융그룹은 4일 오후 7시 의정부체육관에서 KB손해보험과의 도드람 2020-21 V리그 준플레이오프를 치른다.
석 감독은 지난 1일 치른 대한항공과의 정규리그 최종전 작전타임 때 선수들에게 "지기 밖에 더해"라고 크게 소리 쳤다.
당시 OK금융그룹은 패하면 준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려워지는 절박한 상황이었다. 성적에 민감한 사령탑 처지에서 져도 된다는 말을 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석 감독은 패해도 상관없으니 두려워하지 말라고 독려했다. 그런 말이라도 해야 할 만큼 선수들이 너무 얼어붙었다.
OK금융그룹은 작전타임 이후 조금 나아진 모습으로 3세트를 따내긴 했으나, 경기 내내 무거운 몸놀림을 보인 끝에 세트스코어 1-3로 완패했다.
석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우리 선수들이 몸을 풀 때부터 완전히 긴장했더라"고 밝히면서 "(선수들이 부담감을 느껴서) 우리의 몸 푸는 방식이 아닌 대한항공의 방식을 따라 몸을 풀더라"고 털어놨다. 팀 전체가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감에 눌려 경기를 망친 셈이다.
그런 OK금융그룹이 기적처럼 4위에 올라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있다. 대한항공전 패배로 불리한 상황에 놓였지만, 2일 한국전력도 우리카드에 패하면서 극적으로 준플레이오프 진출권을 획득했다.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부담감에 눌려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던 OK금융그룹은 어렵게 얻은 준플레이오프가 더욱 특별할 수밖에 없다. 동시에 고민도 많다.
준플레이오프 역시 패하면 그대로 끝이라는 점에서 부담감은 똑같다. 3위 KB손해보험 홈에서 펼쳐진다는 점을 생각하면 대한항공전보다 더 어려운 조건이다.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크게 긴장했던 OK금융그룹으로선 당시의 아픈 기억을 교훈 삼아야 한다. 대한항공전의 무기력한 모습이 되풀이된다면, 어렵게 잡은 '봄배구'를 허무하게 마칠 수도 있다.
3일 열린 포스트시즌 미디어데이에서 "베테랑 선수들이 잘해줬으면 좋겠다. 그러면 젋은 선수들도 잘 따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석 감독의 발언도 부담감에 무너지지 말자는 간절한 바람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석 감독의 한마디가 부담감에 사로 잡힌 OK금융그룹을 깨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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