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한국거래소와 한국상장회사협의회에 따르면 2020년 금융업 47개 중 5개(동양생명·롯데손해보험·유화증권·한양증권·흥국화재)를 제외한 42개의 영업이익은 33조2894억원으로 전년대비 11.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은 8.4% 늘어난 24조6343억원을 기록했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증권과 보험의 영업이익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증권은 전년대비 48.36% 증가한 5조4919억원, 보험은 40.13% 늘어난 5조2149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금융지주는 1.05% 늘어난 19조3987억원, 은행은 5.21% 감소한 2조1471억원에 그쳤다.
수익성 역시 마찬가지 모습을 보였다. 보험의 당기순이익은 35.02% 증가한 3조9638억원으로 증가율이 가장 높았고, 4조313억원을 기록한 증권(30.96%)이 그 다음으로 높았다. 금융지주와 은행의 경우에는 당기순이익이 각각 전년대비 0.29%, 4.67% 감소한 모습을 보였다.
생명보험사는 증시 활황으로 보증준비금 주담이 줄었다. 보증준비금이란 변액보험의 가치가 주가 하락 등으로 떨어졌을 때 고객에게 최소한의 보장을 위해 미리 쌓아두는 돈이다. 손해보험사는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의 활동이 줄어 보험 청구건수가 감소한 게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졌다.
증권사는 동학개미 덕을 톡톡히 봤다. 16개 코스피 상장 증권사 중 SK증권과 한화투자증권을 제외한 14개의 당기순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부국증권(121.01%), 키움증권(95.05%), DB금융투자(83.06%) 등 중견 증권사는 물론 미래에셋대우(25.6%), 삼성증권(25.59%), NH투자증권(21.1%) 등 대형 증권사들도 당기순이익이 크게 늘었다.
비상장사를 포함한 국내 57개 증권사의 지난해 수수료 수익은 13조6511억원으로 2019년 대비 9조4938억원(43.8%) 급증했다. 동학개미들의 활발한 매매로 주식거래대금까지 늘어나면서 수탁수수료도 7조924억원으로 같은 기간 104.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실제 지난해 주식 거래를 개시한 동학개미들이 크게 늘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2020년 말 기준 주식거래활동계좌는 3548만개로 2019년 말 2936만개보다 크게 늘었다. 개인 일평균거래대금도 2019년 6조원에서 2020년 17조6000억원으로 급증했다.
반면 은행은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충격을 상쇄하기 위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저금리 기조에 NIM이 큰 폭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20년 NIM은 1.41%로 전년대비 0.15%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에는 1.38%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지주는 은행 의존도에 따라 실적이 엇갈렸다.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의 은행 의존도(당기순이익 기준)는 우리(87.2%), 하나(76.2%), KB(66.2%), 신한(58.7%) 순이다. 지난해 우리의 당기순이익은 25.64% 감소했다. 반면 하나와 KB는 각각 10.69%, 5.71% 증가했다. 신한은 지난해 라임펀드로 인한 손실(2675억원) 등이 반영돼 0.3% 증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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