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멈춘 VR·AR 스타트업, '메타버스' 타고 재시동

머니투데이 최태범 기자 | 2021.04.01 18:45
점프VR 소셜월드에서 메타버스 맵으로 구현된 순천향대학교 대운동장에서 버추얼 신입생 입학식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순천향대학교 제공
3차원 가상세계 ‘메타버스(Metaverse)’가 글로벌 신(新)산업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기반으로 한 국내 스타트업들도 다시 활황기를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국내 시장의 경우 VR헤드셋이나 AR글라스 등을 해외 제품에 의존해 디바이스 보급이 정체돼 있었고, 소비자들의 관심도마저 떨어져 스타트업들의 기술개발이나 투자유치가 쉽지 않았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2019년까지는 VR·AR 관련 여러 스타트업들이 등장했으나 대부분 ‘데스밸리(창업 1~3년차 매출 부진과 투자 고갈)’를 벗어나지 못해 주저앉는 경우가 많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삼성전자가 VR 시장에서 발을 뺀 시점과도 맞물린다. 삼성전자는 2015년 첫 출시 이후 해마다 개량했던 기어VR의 업데이트를 2019년 11월부터 중단했다. 고성능 VR기기 라인업도 2018년 오디세이 플러스가 마지막이었다.

이후에는 규모가 있는 IT·게임 업체의 VR·AR 콘텐츠 중심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이 이뤄졌다. 스타트업 중에서는 눈에 띄는 도전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메타버스 유행과 함께 VR기기도 국내에 본격 보급되면서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특히 코로나19(COVID-19)로 비대면 문화가 보편화되면서 VR·AR 스타트업의 성장 잠재력이 훨씬 커졌다는 분석이다.

[서울=뉴시스]SK텔레콤은 페이스북의 최신형 혼합현실 기기인 ‘오큘러스 퀘스트2’에 대한 국내 유통권을 확보하고 오는 2일부터 SK텔레콤 5GX 홈페이지 및 전국 SK텔레콤 매장 등에서 공식 판매한다고 1일 밝혔다. (사진=SK텔레콤 제공) 2021.02.01. photo@newsis.com
페이스북이 SKT를 통해 국내 판매를 시작한 VR기기 '오큘러스 퀘스트2'는 높은 해상도와 향상된 화면 주사율 등 성능을 크게 개선했음에도 가격은 40만원대로 전작보다 저렴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2일 출시 첫날에만 4000대 이상 판매되는 등 1차 물량이 3일 만에 완판됐고, 지난 4일 2차 판매 때는 무려 4분 만에 수천대 물량이 팔렸다. 지난 16일 3차 판매도 당일 완판 행진을 이어가며 ‘돈이 있어도 못 산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삼성이 다시 VR·AR 시장에 참전할 가능성도 커지면서 관련 업계의 기대감이 부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VR과 AR을 합한 혼합현실(MR) 헤드셋·컨트롤러 특허를 제출했고, 최근에는 트위터에서 AR글라스 시제품으로 추정되는 제품 영상이 공개됐다.

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가 활성화되면서 과거 VR·AR 기기가 대중화되지 못했던 이유들이 빠르게 해결되고 있는 것 같다”며 “VR·AR 기기 보급이 일상화되면 스마트폰에 버금가는 대형 시장을 형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스타트업들은 앞으로 메타버스 관련 VR·AR 콘텐츠는 물론 장비와 플랫폼, 부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새로운 경쟁구도를 만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에서는 △루씨드드림(뮤지엄VR) △브리스트(드론VR) △브래니(키즈VR) △조이펀(피트니스AR) △리비전랩(K팝VR) △이루다(여행VR) △미라지소프트(낚시VR)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여러 스타트업들이 콘텐츠를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 중이다.

이외에 테크빌리지(VR 재활훈련 프로그램), 옴니씨앤에스(멘탈 헬스케어VR) 등 의료분야에 VR을 접목한 스타트업 뿐만 아니라 아파트 내부를 3D로 보여주는 큐픽스 등 VR 기반 프롭테크(정보기술 결합 부동산 서비스) 스타트업들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2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안주형 미라지소프트 대표는 “오큘러스 퀘스트2 매진행렬은 국내 소비자들이 VR을 외면했던 게 아니라 좋은 경험에 목이 말랐다는 것”이라며 "올해 최소 1000만대 이상의 VR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했다.

베스트 클릭

  1. 1 '선우은숙 이혼' 유영재, 노사연 허리 감싸더니…'나쁜 손' 재조명
  2. 2 '외동딸 또래' 금나나와 결혼한 30살 연상 재벌은?
  3. 3 '눈물의 여왕' 김지원 첫 팬미팅, 400명 규모?…"주제 파악 좀"
  4. 4 '돌싱'이라던 남편의 거짓말…출산 앞두고 '상간 소송'당한 여성
  5. 5 수원서 실종된 10대 여성, 서울서 20대 남성과 숨진 채 발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