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라이선스 패션은 1970년대 글로벌 패션 브랜드 판권을 계약해 수입하는 방식으로 시작됐다. 1980년대 해외 패션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높아지면서 유명 브랜드 판권을 가져와 국내에 유통하는 트렌드가 확산됐다.
2000년대 들어 국내 소비자들의 소비력이 커지고 패션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면서 글로벌 브랜드들은 라이선스를 철수하고 직진출 하는 사례가 늘었고 패션브랜드 대신 캐릭터, 스포츠 리그나 대회, TV채널 등의 '모든 브랜드가 패션이 되고 있다. MLB, 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성공은 해외 진출로 이어졌고 K-라이선스 패션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국내 라이선스 1세대는 삼성물산(현 삼성물산 패션부문), 반도패션, 신영 등 당시 주요 패션회사들이 해외 브랜드를 도입해 시작됐다. 1973년 삼성물산이 '맥그리거'를 론칭한 게 최초의 라이선스 패션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물산은 이후 움베르토 세베리, 뻬뻬로네, 소사이어티 등을 잇따라 국내에 선보였고 반도패션의 만시라스, 롯데의 벨로즈, 신영의 와코루, 등도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1983년 LG패션(현 LF)가 '닥스'를 론칭하며 현재까지도 가장 성공적인 라이선스 브랜드 중 하나이자 LF의 대표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이후 의류 뿐 아니라 키즈라인, 언더웨어, 잡화 등으로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라이선스들이 크게 늘며 전성시대가 시작됐다.
대표적으로 레노마, 엘르 등이 있다. 1988년 국내에 론칭한 엘르는 침구류, 수영복, 가방, 양말, 언데웨어, 우산, 장갑, 스카프, 수건, 스포츠, 등 서브 라이선스가 30종류 가까이 된다. 레노마 역시 20여개 업체들과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골프, 남성복(옴므), 여성복, 키즈, 수영복, 슈즈 등을 운영 중이다.
반면 글로벌 브랜드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높아 국내 업체들은 비패션 브랜드를 라이선스화 하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K-라이선스의 시작이다.
1997년 F&F가 론칭한 MLB가 대표적. MLB는 미국 프로야구 리그로 야구 스포츠의 감성을 패션에 접목시키면서 스포츠 브랜드의 대표주자로 부상했다. 국내에서 인기를 기반으로 2019년 중국 시장에 진출해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MLB의 성공 이후 디스커버리, 내셔널지오그래픽 등 아웃도어 시장에서 라이선스 브랜드들이 자리잡았고 패션이 아니라도 친근한 브랜드를 기반으로 마케팅에 성공한 사례가 속속 등장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을 보여주며 코닥, 폴라로이드, CNN 등 새로운 라이선스 브랜드도 속속 생겨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라이선스 브랜드는 인지도가 높고 이미 우호적인 이미지가 갖춰 있어 디자인과 품질이 더해진다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며 "자신만의 가치를 중시하는 MZ세대들의 트렌드에 맞춰 '핫한' 브랜드를 찾아 도입하려는 움직임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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