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차 50km나 쫓아온 모르는 남성…경찰에 신고했더니(영상)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 2021.03.31 13:16
지난 23일 오후 광주대구고속도로에서 무리한 차선변경을 하며 A씨를 쫓아오고 있는 회색 혼다 차량./사진=보배드림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우연히 마주친 남성이 수십km를 뒤따라오자 두려움을 느낀 여성 운전자가 파출소를 도움을 요청했으나, 경찰이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4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부터 스토킹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이에 따르면 글쓴이 A씨는 23일 오후 6시 전북 강천사휴게소(광주방향)에서 마주친 한 남성 운전자 B씨가 자신을 쫓아오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A씨는 차선을 수차례 변경해봤지만, B씨의 회색 혼다 차량은 무리하게 차선을 끼어들면서까지 뒤따라왔다. 겁이 난 A씨는 집으로 가지 못하고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광주 서구 풍암파출소로 향했다. 휴게소로부터 약 50km나 달려왔음에도 B씨는 파출소까지 따라와 건너편에 차를 세운 채 A씨를 쳐다봤다.

A씨는 "일부러 길을 돌아서 파출소로 찾아갔는데 똑같이 쫓아왔다"며 "아무리 (가는 길이) 같은 방향이라고 해도 이런 동선까지 같을 순 없는 일"이라고 했다.

자초지종을 들은 경찰관이 B씨에게 다가가 신분증을 요구했지만 B씨는 "내 차로 어디를 가든 내 맘대로 다니는 것도 죄냐"며 "저 여자가 나 고소하면 나도 똑같이 고소할 거다"라고 언성을 높였다고 한다.

경찰은 차량번호 조회를 통해 B씨의 신원을 확인했지만, A씨에게 B씨의 주소지가 광주인 것만 알려준 뒤 별다른 조치를 하지 않고 돌려보냈다. 이 남성이 난폭운전이나 협박 등 법적 문제가 될만한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A씨는 "(경찰이) 자기들은 해줄 수 있는게 없으니 자료를 모아서 경찰서에 고소나 진정을 넣으라고 했다"며 "다음부터는 파출소가 아닌 경찰서로 가서 신고하라 하는데 그럼 파출소는 뭐하는 곳인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112에 바로 신고하지 않았던 건 차종과 차량 번호를 몰랐고, 신고 후 기다리는 시간조차 두려웠다"며 "파출소에 가면 경찰이 도와줄 거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A씨는 31일 추가 글을 올려 "경찰서 갔더니 형사가 '너무 과민하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했다"며 "본인이 B씨라고 생각해보라고 하고, 일주일이나 지났는데 왜 이제 왔냐고도 했다"고 분노했다.

그러면서 "제 신상 노출될까봐 무서워서 고민하다 늦게 간 것"이라며 "블랙박스도 증거가 될 수 없다는데 그럼 뭘로 밝혀야 하냐. 진정서도 확실한 범죄 증거가 없어 못 쓴다더라. 제가 예민한 거냐"고 반문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처벌이 아니라 조사를 해 달라는 건데 그것도 안 되냐", "스토킹당했다고 하는데도 인적사항 조회가 끝?", "꼭 사람이 죽거나 다쳐야 하냐"는 등 비판했다. 일부 누리꾼은 B씨 차량으로 추정되는 찌그러진 회색 혼다 차량을 목격했다며 직접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한편, 상대방 의사와 상관없이 집요하게 쫓아다니며 괴롭히는 스토킹 행위를 한 자는 현행법상 10만원 이하 벌금형에 그쳤다. 하지만 지난 24일 '스토킹 처벌법'이 국회를 통과함에 따라 오는 9월부터 최대 5년 이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개정법에 따르면 △접근하거나 따라다니며 진로를 막는 행위 △주거지에서 기다리거나 지켜보는 행위 △통신을 이용해 글, 영상 등을 보내는 행위 △직접 혹은 제3자를 통해 물건 등을 보내는 행위 △주거지에 놓인 물건을 훼손하는 행위 등도 처벌 대상이 된다. 또 스토킹 초기 단계에서 경찰이 100m 이내 접근 금지 등 제지나 경고 등 응급조치를 할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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