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7월 사상 최고 월매출을 찍었어요"
'젠트리피케이션' 상징인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서 살아남은 이승훈 백곰막걸리 대표 얘기다. 2016년 6월 압구정 로데오 거리에 문을 연 백곰막걸리는 압구정 로데오 상권 부활을 이끌고 있는 선봉장이다. 지난해 말 영업시간 제한으로 연매출은 2019년보다 줄었지만 코로나 시국에도 꾸준히 성장 중이다.
머니투데이 건설부동산부는 '코로나가 바꾼 상권지도 번 외편'에서 이 대표 심층 인터뷰를 공개한다. 지난 26일 공개한 2편에서 담지 못한 내용으로 △상권 선정 방법 △임차 매물 구하는 방법 △자영업자 조언 △성공스토리 등을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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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퇴사 후 어떻게 전통주 주점을 할 생각을 했나?━
그러니까 여기가 실평수만 95평이고요. 테라스나 마당까지 포함하면 120평 정도 되죠. 외식업으로서는 꽤 큰 규모였는데요. 다섯 평짜리 커피숍 한 번 해본 적이 없었거든요? 일단은 아무것도 모르니까 무식해서 열었던 것 같습니다.
▶최동수 기자
부동산을 그렇게 오랫동안 많이 다니셨다고 들었어요. 몇 년 동안 준비를 했나요?
▶이승훈 백곰막걸리 대표
대기업에서 식자재 MD 할 때도 그렇고 외식업을 언젠가는 해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고는 있었어요. 2016년 백곰막걸리 문을 열기 전에는 6년 동안 회사를 그만두고 전통주 업계에서 다양한 활동을 했어요. 협외일도 하고 강사도 했죠.
▶최동수 기자
양조장도 많이 가보셨다고? 얼마나?
▶이승훈 백곰막걸리 대표
양조장도 400~500개 정도 다녔어요. 전통주 전문가로 발돋 할 수 있던 계기가 됐어요.
▶최동수 기자
부동산은 얼마나 가보셨어요?
▶이승훈 백곰막걸리 대표
부동산은 업소 다닌 거만 해도 100곳은 넘고요. 그리고 매물 보러 간 거면 300~400개는 넘겠죠? 정확히 새긴 그렇지만 6년이라는 세월 동안 보러 다녔으니까요. 서울 지역에 웬만한 상권은 다 돌고 심지어는 전주 한옥마을도 다녔어요. 외식업을 하려는 사람들 사이에서 부동산에서 70%가 결정 난다. 이런 말도 있죠. 저는 시간을 정해놓고 매물을 구하지 않았어요. 오픈 시기를 정해놓지 않고 여기다 싶을 때까지 찾고 찾다가 이곳을 선택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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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016년 6월, 압구정로데오 상권이 죽었을 때 오픈한 이유는?━
압구정 로데오거리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상징이었죠. 부정적인 요소도 많았어요. 계약할까 말까 망설였어요. 차를 세워놓고 일주일 정도 지켜봤는데 처참했죠. 술집도 이 사거리에 하나밖에 없었고요. 공실도 많았어요.
그런데 구석구석 둘러보니 괜찮은 음식점들이 꽤 있더라고요. 숨어 있었어요. 요즘으로 치면 미슐랭 1, 2스타 같은 곳이요. 겉으로는 황폐했지만 그래도 기회가 있다고 판단했죠. 그리고 점점더 상권이 좋아지는 분위기 였어요. 임대료도 인하하는 분위기 였고요. 그래서 들어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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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음에 드는 임차매물, 어떻게 잡았나?━
▶이승훈 백곰막걸리 대표
운명이었다고 생각해요. 지금 자리가 이쪽에서도 큰 매물이었어요. 부동산과 돌아다니다가 임대가 붙은 걸 발견했죠. 마음에 들었지만 어렵겠지 생각하고 알아봤어요. 생각보다 좋은 조건에 나왔더라고요. 갑자기 쿵 하는 느낌이 들었죠. 나중에 생각해보니 운명적으로 다가왔던 매물이었던 것 같아요.
매물이 나온 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 4명의 임차인이 줄지어서 대기하고 있더라고요. 가계약이 돼 있었죠. 아는 부동산 사장님이 읍소해서 건물주를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저는 어필을 했죠. 프레젠테이션을한 것이죠. 전통주 전문점의 필요성을 어필했어요. 다행히 건물주께서 잘 봐주셔서 계약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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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영업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한마디!━
아이템도 중요하지만 상권을 이길 수 있는 아이템이 없다고 생각해요. 겪어보니까요. 명동에도 같은 주점을 열었지만 폐업했어요. 저희가 잘 될 수 있었던 건 이 상권이 살아나고 있었다는 점이었어요. 바닥까지 갔다가 살아나고 있는 상권이었죠. 그래서 상권을 보는 안목이 필요한 것 같아요.
출연 이승훈 백곰막걸리 대표
편집 김진석PD
디자인 신선용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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