吳·朴 '2030' 외치는데…"20대, 진보·보수도 아냐, 투표율 미지수"

머니투데이 안채원 기자 | 2021.03.30 17:16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왼쪽)가 30일 서울 성동구 왕십리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같은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오른쪽)가 영등포구 영등포역 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뉴스1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일주일여 앞둔 시점에서 가장 큰 변수로 여겨지는 세대는 20대와 30대다. 40대에선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60대 이상에서는 국민의힘 지지율이 크게 앞서는 것을 관측되는 가운데 결국 2030의 선택이 승부를 가른다는 분석 때문이다.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후보 모두 청년 일자리와 부동산 공약을 주요 공약으로 내놓고, 최근 2030을 타깃으로 한 편의점·쇼핑센터 유세 등을 펼치고 있다.



2030 위한 '청년·일자리·부동산' 공약 비교해보니



우선 오 후보는 청년층을 위한 공약으로 '4차산업형 청년 취업사관학교 설립'을 내놨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핀테크, 블록체인 등 최첨단 과학기술 분야로의 취업과 창업에 필요한 실전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청년들에게 체계적인 자산형성 컨설팅을 무료로 해준다는 내용의 '서울 영테크' 아이디어도 제시했다.

보다 직접적인 지원 방안으로는 청년 월세지원 확대가 있다. 중위소득 120%이하의 만 19세~39세 이하 청년에게 1인 가구 기준 월 20만원을 지원하겠다는 내용이다. 다만 생애 1회로 한정하며 10개월까지만 지원한다. 이는 현재 서울시도 시행하고 있는 내용이지만, 연간 5000명 정도인 지원 규모를 5만명까지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다.

30대가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부동산 정책에서는 '주택 공급 활성화'를 키워드로 잡았다. 서울시 용적률 규제를 완화하고 한강변 아파트 등에 대한 규제를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또 노후주거지 신규구역 지정 등 방안으로 재개발, 재건축을 활성화해 총 18만5000호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오 후보는 소규모 필지 소유자끼리 공동개발을 할 수 있도록 일정규모 이상이면 용적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소형재건축사업 '도심형타운하우스 모아주택'도 도입하겠다고 했다. 이외에 서울시가 민간소유 토지를 임차한 후 SH공사 등에서 주택을 건설하게 해 공급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박 후보는 청년 공약으로 '출발자산 5000만원 무이자 대출'을 제시했다. 또 제대한 청년 군인들에게는 직업훈련원 강의를 무료 수강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을 밝혔다. 일자리 정책면에서는 21개 혁신성장 클러스터를 조성해 권역별 창업생태계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주 4.5일 근무제를 적용하고 중소기업과 공공부문에 언택트 근무를 확산시키겠다는 공약도 있다.

부동산 공약으로는 평당 1000만원의 반값아파트 30만호를 공급하겠다고 했다. 서울형 공공자가주택(개인이 주택가격의 2,30% 정도만 지불하고 입주한 뒤 10년 이상 살다가 매도할 때 정부에게만 매도할 수 있는 형태의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또 저층 주거지 재개발과 노후 아파트 단지 재건축 활성화를 통해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 재건축, 재개발 용적률 상향으로 얻은 이익을 공공과 민간이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사업모델을 도입하겠다고 했다.




야권에 힘싣는 2030…"20대는 진보층도 보수층도 아냐, 투표율 미지수"



그간 정치권에서 2030은 진보층으로 분류돼 왔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변화가 감지된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24일 서울시민 806명을 조사한 결과 20대의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은 오 후보 60.1%, 박 후보 21.1%, 30대는 오 후보 54.8%, 박 후보 37.8%로 집계됐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포인트,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국민의힘은 이같은 여론조사 결과에 자신감을 얻은 듯한 분위기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2030 세대에서 오 후보 지지율이 높은 것으로 나오면서 사전투표를 포함한 전반적 투표율이 상승하는 게 우리에게 유리하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대의 대세가 야권으로 기운 것은 사실이지만 실제 투표장까지 나와 투표를 하는 20대가 얼마나 될 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청년 공약에 있어서 어느 후보가 크게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거나 하는 부분은 없다. 일자리 공약도 획기적인 것을 내기엔 한계가 있다"며 "지금 오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것은 공약 때문이 아니다. 현실에 대한 분노가 야권 지지를 만들어낸 것 뿐"이라고 분석했다.

박 평론가는 "30대는 그간의 투표 성향 등으로 볼 때 진보층이라고 분류할 수 있지만 20대는 이념적으로 나눌 수 없는 세대"라며 "현 20대는 '내가 촛불 들고 만든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굉장히 강하고 당장 내가 먹고 살기 어려운, 일자리도 얻지 못한 이 현실에 대한 불만이 폭발 직전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20대의 분노가 실제 투표로 이어질 지는 불확실하다고 내다봤다. 박 평론가는 "20대가 비교적 실질 정치에 무관심하고 정치에 대한 염증이 많은 세대이기 때문에 투표장에 많이 안가는 경향이 있다"며 "그간의 투표율도 20대가 상당히 낮았다. 평일에 바쁜 20대들을 어떻게 투표장으로 이끌어낼 것인가가 오 후보의 또다른 숙제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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