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20조→140조…7배 만들겠다는 SK가 넘어야 할 3가지 산

머니투데이 김소연 기자 | 2021.03.31 03:49
SK그룹의 지주사인 SK가 4년 후 시총 140조원 목표를 내놨다. 4대 핵심산업에 투자하는 투자전문회사로 거듭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회사가 직접 주가 목표치를 세운 셈인데 이를 보는 업계의 시선은 엇갈린다.

30일 SK는 전일대비 1만2500원(4.66%) 상승한 28만1000원에 마감했다. 증시 상승세에, 전날 SK가 공개한 파이낸셜스토리에 대한 기대감이 겹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에는 2.54% 떨어진 26만8500원에 마감했다.

SK는 지난 29일 정기주주총회가 끝난 후 장동현 SK사장이 직접 온라인 홈페이지와 유튜브 채널을 통해 20분 가량의 투자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장 사장은 SK가 첨단소재, 바이오, 그린, 디지털 4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개편해 2025년까지 시가총액 140조원 규모의 '전문가치투자자'로 성장하겠다는 청사진을 내세웠다. SK 영어 사명도 지주사를 뜻하는 SK Holdings에서 SK Inc.로 사명을 변경했다.

SK가 구체적으로 미래 회사 가치까지 제시한 것은 이례적이다. 게다가 목표도 커 화제가 됐다. SK의 이날 시가총액이 약 20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4년 내 주가가 7배 뛸 것이라고 호언장담한 셈이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전문가들은 SK의 파이낸셜스토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140조 기업가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배구조 개편이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것이 먼저라고 입을 모았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SK가 지배구조 개편을 하려는 것은 결국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만들기 위함인데 시장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SK텔레콤을 중간지주로 만들고, 이를 인적분할해 투자회사를 SK와 합병하는 방식을 택한다면 SK텔레콤 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춘다는 비난에 휩싸일 수 밖에 없다"며 "SK가 ESG를 중시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면서 지배구조 불확실성이 커진 상태"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논란을 비켜갈 안정적인 지배구조 개편이 이뤄지는 것이 먼저이고 그 이후에야 수소나 CMO(위탁생산)사업 등 신사업 기대감이 기업가치에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SK텔레콤을 인적분할하되 사업회사에 SK텔레콤을 비롯한 대부분 자회사를 주고 투자회사엔 SK하이닉스만 넣어 이 투자회사와 SK가 합병하는 방식을 취하면 논란 없이 SK하이닉스를 자회사로 만들 수 있다"며 "노이즈가 없는 가장 깔끔한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이 마무리돼야 SK 가치도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핵심 자회사인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 지주사들의 만년 디스카운트도 해결돼야 할 과제다.

SK이노베이션이 이날 상승세를 보였지만 2월부터 특허 소송과 완성차 배터리 자체 생산 이슈 속 31만원대를 오가던 주가가 20만원선까지 주저앉았다. SK는 지난해 말 기준 SK이노베이션 지분 33.4%를 보유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서 LG화학과 배터리 특허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인데, 이 사태가 자칫 유럽 등으로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상존하는 상태다.

지주사들이 통상 저평가받는 문제도 있다. 김한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사는 적정가치를 상세하게 추정하고 일부 자산을 할인 적용해도 시가총액이 좀처럼 순자산가치에 도달하기 어려운 특성이 있다"며 "다만 SK는 반영되지 않았던 새로운 투자유인들이 할인율을 줄이며 극정인 주가 상승을 견인해온 특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베스트 클릭

  1. 1 쓰레기만 든 게 아니었어?...북한이 띄운 풍선 만지면 벌어지는 일
  2. 2 평창동 회장님댁 배달 갔더니…"명절 잘 보내라"며 건넨 봉투 '깜짝'
  3. 3 짓밟고 헤어드라이기 학대…여행가방에 갇혀 숨진 9살 의붓아들 [뉴스속오늘]
  4. 4 '이범수와 이혼' 이윤진, 추석에도 '생이별' 아들 생각…"해피 추석"
  5. 5 "1m 도마뱀 돌아다녀" 재난문자에 김포 '발칵'…3시간 만에 포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