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벚꽃축제 아닌 봄꽃축제, 무궁화 가치 널리 알려야

머니투데이 홍문표 의원 | 2021.03.31 10:35
봄을 알리는 봄꽃의 향연이 전국 향락객들의 발길을 잡고 있는 요즘 여의도 윤중로 또한 화려한 벚꽃으로 치장이 한창이다. 다른 곳은 몰라도 대한민국 상징인 국회의사당을 둘러싸고 일제 식민 통치의 상징인 벚꽃이 만개한 것을 볼 때마다 꽃을 보고 마냥 즐기지 못하고 역사적 아픔을 상기해야만 하는 현실이 슬퍼진다.

일본 제국주의의 산물이자 사무라이의 '할복'을 상징하는 일본의 정신인 '일본의 나라꽃'이 민의의 전당인 국회 주변에 심어진 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한번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 국화(國花)인 무궁화는 국기(國旗)인 태극기와 더불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으로 사용되고 있다.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우리나라 애국가 후렴에서도 사용되는 무궁화는 일제강점기에는 우리 민족의 얼이자 강인함과 끈기로 일본에 저항하는 독립운동 자체를 상징했다. 이렇듯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무궁화이지만 현재 우리 국민 마음속에는 무궁화보다는 일본의 나라꽃인 벚꽃이 더 크게 들어서 있는 듯하다.

국화인 무궁화가 원래부터 이렇게 '찬밥 신세'이지는 않았다. 무궁화는 고조선 이전의 아주 옛날부터 '하늘나라의 꽃'이라며 귀하게 여겨졌고, 신라시대에는 '근화향(槿花鄕)'이라고 불리며 신라 국가 자체를 상징하기도 했다. 이렇듯 아주 오랜 시간 사랑받은 무궁화는 일제강점기 당시 일본이 한국인의 민족적 정체성을 없애기 위해 무궁화를 보이는대로 뽑아 불태우고 여러 거짓 소문을 퍼트려 사람들이 무궁화를 멀리 하도록 속였다. 또한 벚꽃을 창경궁에 심고 강제로 구경하게 하는 등 우리 민족의 해방에 대한 관심을 돌리기 위한 문화통치 수단으로서 벚꽃을 사용했다.

이러한 일제강점기의 탄압 속에서도 우리 선조들은 무궁화 가치 인식 및 무궁화 보급 운동 등 무궁화를 보존하기 위한 많은 노력들을 했고, 우리 민족의 얼이자 상징이었던 무궁화를 지키기 위한 노력들은 일제 탄압에 강인하게 저항했던 많은 독립운동 중 하나였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무궁화는 우리 국민 곁으로 다시 돌아올 수 있었고, 현재까지 우리나라와 민족을 상징하는 꽃으로 자리 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라도 일제 잔재인 '벚꽃축제'의 명칭을 '봄꽃축제'로 바꾸고 무궁화 나무심기 대국민 캠페인을 진행해 무궁화의 가치와 소중함을 널리 알려야 한다. 벚꽃축제의 명칭을 '봄꽃축제'로 바꾸기 위한 필자의 노력 끝에 서울의 대표적 축제인 '여의도 벚꽃축제'는 2007년부터 '봄꽃축제로' 변경돼 개최되고 있지만, 여전히 벚꽃을 주제로 축제를 개최하는 곳은 전국 수백 곳에 이르고 있고 무궁화와 관련된 축제·행사는 전국에서 고작 6개만 개최되고 있다. 이는 자라나는 우리 미래세대에게 우리 민족의 얼이 담겨 있는 무궁화의 가치와 소중함을 알리고 교육하는데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한·일 간 역사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국화인 무궁화에 대한 관심보다 일본의 나라꽃인 벚꽃축제가 매년 전국적으로 개최되는 것은 역사적, 교육적, 문화적 관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필자는 아직까지도 정식 국화로 인정받지 못한 채 나라꽃이란 명맥만 유지하며 점차 우리 국민의 관심에서 멀어져 가고 있는 무궁화의 대한민국 국화지정을 위해 '나라꽃에 관한 법률'을 대표 발의하고 법안 통과를 위해 수많은 노력과 정성을 기울이고 있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고 느낀다.

대한민국 무궁화는 우리 민족의 얼을 지켜왔던 국가상징이자 일제강점기 강인함과 끈기로 일본에 저항했던 독립운동의 상징이다. 이제 무궁화에 대한 존엄성을 회복하고 이를 통해 자라나는 미래세대에게 무궁화에 대한 소중한 역사적 가치를 알릴 수 있도록 우리 국민 모두가 동참해야 할 때다.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사진제공=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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