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그래도 물가 뛰는데…'수에즈 운하' 너마저

머니투데이 고석용 기자 | 2021.03.29 17:12
플래닛 랩스의 위성 사진에 28일(현지시간) 이집트 수에즈의 수에즈 운하에 화물선 '에버 기븐'(Ever Given)이 갇혀 있다. [수에즈=AP/뉴시스]
이집트 수에즈 운하의 선박 좌초사고가 수습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이미 불붙은 물가상승세(인플레이션)에 자칫 기름을 부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운하 사고로 국제유가가 뛰고, 물류비용이 들썩이고 있다는 점에서다.

29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수에즈 운하에 좌초한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는 이날(현지시간) 오전 부양작업에 성공해 정상이동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운하 통행이 정상화되기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에버기븐호 처리 이후에도 운하 앞뒤로 대기하는 선박량 450대(약9일치)를 먼저 이동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물류비 증가·달러강세'…악재 3단 콤보


이날 아시아 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 가까이 하락했지만 지난 26일 4.1% 급등분을 만회하지는 못했다. 우리나라가 원유를 대부분 중동·북미에서 수입해 공급차질을 빚지는 않지만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영향은 피할 수 없다.

물류비용 증가로 인한 영향도 우려된다. 수에즈 운하 이동 대기량 등으로 선박 부족 현상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최근 경기회복세로 인해 운임이 높아져있던 상황"이라며 "단정할 수는 없지만 수에즈 운하 사고가 직간접적으로 물류비용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경기회복으로 인한 최근 달러화 강세도 물가상승 부담을 더하고 있다. 지난주 달러화지수는 92.9까지 상승하면서 지난해 11월 초 (93.4)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상대적으로 강한 미국의 경제회복 모멘텀과 유럽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재봉쇄에 따른 유로화 약세,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중 강경기조 등이 달러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전했다.




"2분기부터 물가상승률 1%대 후반"…더 오를까


달러화 강세 등의 영향으로 국내 수입물가는 오름세를 이어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수입물가는 지난해 12월부터 2월까지 3개월째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수입물가가 오를 경우 생산자물가, 소비자물가까지 연쇄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수에즈 운하 사고가 아니어도 당장 2분기부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대 후반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 24일 주요현안 질의응답에서 "2분기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로 1%대 후반으로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은 관계자는 "지금으로서는 수에즈 운하 사고로 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이 있다고 확실히 말할 수는 없다"면서도 "국제유가, 물류비용 등이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을 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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