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엔드디, ESG펀드 투자확대…매연저감+2차전지 시너지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 2021.03.28 16:02

[종목대해부]이엔드디, 나노소재 기술로 매연저감 시장에서 부상. 2차전지 전구체사업도 개화

편집자주 | 매일같이 수조원의 자금이 오가는 증시는 정보의 바다이기도 합니다. 정확한 정보보다는 거품을 잡아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머니투데이가 상장기업뿐 아니라 기업공개를 앞둔 기업들을 돋보기처럼 분석해 '착시투자'를 줄여보겠습니다.

주식시장에서 가운데 가장 안정적이고 성과가 좋은 투자는 메인스트림에 올라타는 것이다. 시장을 움직일 만큼 크고 지속적인 변화가 이뤄질 이슈를 찾는게 중요한데 여기에 정부의 정책의지까지 더해지면 기대 수익률이 크게 올라간다.

그러나 이 작업이 만만치는 않다. 테마주 같은 반짝이슈를 메인스트림으로 착각할 경우 투자에 엇박자를 타게 되고, 결국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된다. 긴 호흡과 장기적인 안목을 가져야 올바른 방향을 잡을 수 있다.

최근 시장을 달구고 있는 이슈 중 하나가 ESG(환경, 사회적책임, 지배구조개선)다. 기업이 환경을 보호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주주와 직원, 소비자 같은 이해 관계자 뿐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 ESG의 기본 개념이다. 이를 통해 경제를 선순환시켜 더 큰 성장이 가능하다는 믿음이 전제돼 있다.

투자시장에서 ESG가 차지하는 위상은 갈수록 커지는 중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액티브 펀드)의 전체적으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지만 ESG 관련 펀드에는 올해 들어 5000억원 넘는 돈이 몰렸다. 지난해 글로벌 ESG 펀드에는 3498억 달러가 유입됐다.

ESG투자에 그만큼 큰 기회가 있다는 뜻이다. 국내에서는 삼성이나 SK, 현대차 같은 대기업과 주요 금융사들이 ESG에서 좋은 점수를 받고 있는데 잘 알려지지 않은 곳도 많다. 성장성과 안정성까지 갖춘 기업이라면 수익률에 담보까지 더해지는 셈이다. 이런 측면에서 주목할 기업 중 하나가 이엔드디다.



코넥스 1호 상장기업 이엔드디, 사업 포트폴리오가 ESG 환경부문



이엔드디가 생산하는 매연저감장치(왼쪽)와 촉매

2004년 설립된 이엔드디는 2013년 코넥스 1호상장 기업으로 상장한 업체다. 2020년 코스닥에 이전상장했다. ESG 중 환경부문에 특장점을 지니고 있는 기업이다. 금속을 나노입자로 만들어 얇게 코팅하는 기술이 뛰어난데 이를 토대로 자동차나 산업기기 배기가스를 저감해주는 촉매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이 기술을 토대로 2차전지 소재사업도 진행해왔는데 최근 생산량을 비약적으로 늘리는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

주력사업인 배기가스 저감 촉매는 대기업 영역이었던 분야인데 중소기업 가운데는 이엔드디가 처음으로 상용화에 성공했다.

촉매란 자신의 성질은 그대로 유지한 채 다른 물질을 분해하거나 바꾸는 현상을 일으키는 물질을 말한다. 이를테면 백금은 배기가스 속에 포함된 일산화질소(NO)와 불완전연소에 의해 생기는 일산화탄소(CO)를 이산화탄소(CO2), 물(H2O), 이질소(N2)로 바꾸는 성질이 있다.
이엔드디는 이런 성질을 활용해 배기가스 유해물질을 줄이는 촉매장치를 만들고 있다. 경유자동차용 촉매의 경우 미세먼지(PM)는 94% 줄이고 일산화탄소는 88% 줄어들며 탄화수소는 85%가 저감된다.


기술력은 국내외에서 인정받고 있다. 환경 촉매 관련 원천기술을 적용한 촉매시스템(제1종 DPF, 제2종 p-DPF)을 개발해 2005년 환경부의 인증을 받아 배출가스 저감사 업에 진출했다.

자동차 배출가스 환경규제 Euro-6(도로용)와 Tier-4(비도로용) 기준에 충족하는 촉매 기술을 보유해 9 개 업체 약 100여개 모델에 공급한 레퍼런스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선박, 발전, 가전용 시장으로 확대해 촉매와 촉매시스템을 수출하고 있으며 애프터 마켓 등 지역별 고객의 특성에 따른 세분화 및 차별화 전략으로 16개국 대상 100여개의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다.

이엔드디의 사업은 정부의 환경정책과도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정부는 ‘운행차 배출가스 저감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오염물질을 다량 배출하는 노후 경유차와 노후 건설기계 대상으로 조기폐차, 배출가스 저감장치(DPF, p-DPF) 부착 등에 소요되는 비용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정부, 2005년부터 매연저감 사업에 예산증액 및 대상확대


김민용 이엔드디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2005년부터 2014년까지 1단계 사업을 완료, 2015년부터 2024년까지 2단계 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2019년 6월 전국 차량 2320만대를 대상으로 1~5등급으로 배출가스 등급 분류를 완료했다. 규제 대상인 5등급 차량은 247만 대로 2005년 이전에 제작된 Euro-4기준을 적용받은 경유차량이다. 배출 허용 기준을 초과한 차량은 배출가스 저감장치 부착 또는 저공해엔진(LPG)으로 개조, 노후 차량 조기폐차를 해야 한다.

2019년 9월 미세먼지를 재난으로 규정하는 관련법이 개정되면서 관련 예산도 3845억원으로 전년(1084억원)보다 3배 이상 크게 늘었다. 2020년 예산은 3796억원이었다.

김민용 이엔드디 대표는 “2005년 환경보호와 관련한 각종 법안이 발효되면서 매연저감도 의무화가 됐다”며 “당시 환경부 인증을 획득하고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SK이노베이션과 현대모비스 등 일부 대기업을 제외하고 중소기업 가운데선 우리가 첫 주자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까지 300억원이 넘는 R&D(연구개발) 자금을 투입해 촉매를 개발해왔고 국내외 완성차 업체가 만드는 100여개 자동차 모델에 납품실적을 기록했다”며 “시장이 계속 커나가는 상황인데 한국 뿐 아니라 세계시장도 성장잠재력이 엄청나다”고 강조했다.

이엔드디의 경쟁력은 뛰어난 기술력에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초기에 외형이 그리 크지 않았을 때에도 R&D 비용은 아끼지 않았다”며 “한 때는 매출의 10%, 연간 이익 전체를 연구개발에 투입했을 정도였고, 기업 규모에 비해 석박사급 인력비중이 높은 편”이라고 언급했다.

촉매 기술을 활용한 신규사업으로 노후 건설기계 엔진교체 사업의 확대와 교체용 촉매사업도 있다. 건설기계 엔진교체 사업은 비도로용 건설기계를 대상으로 Tier1의 엔진을 Tier3 이상의 신형엔진으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이엔드디는 2019년 8월 노후 건설기계 엔진교체 적격사업자로 선정됐다.



이엔드디, 소립경 기술 토대로 2차전지 양극재용 전구체 생산나서




주목할 것은 이엔드디가 주목받는 2차전지 소재기업이라는 것이다. 이엔드디는 2008년 양극재 제조에 사용되는 전구체 연구개발을 시작으로 2차전지 소재사업에 진출했다. 2012년 청주에 전구체 생산라인을 완공하고, 2014년 LG화학의 NCM전구체 승인을 획득해 공급을 시작했다.

2차전지는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전해질 등 크게 4가지 물질로 구성된다. 원가비중이 가장 높은 양극재는 전구체 70%, 리튬 30%로 구성되는데 이엔드디가 만드는 것이 전구체다. 전구체는 니켈, 코발트, 망간을 원재료로 한다. 전구체는 입자크기에 따라 대립경과 소립경으로 분류되는데 대립경은 중국의 생산비중이 높다. 소립경은 5㎛(마이크로미터) 이하인데 기술장벽은 높지만 2차전지 성능향상을 크게 이끌 수 있다.

자동차용 2차전지의 차세대 배터리 패러다임은 운행거리 증가와 안전성 강화다. 에너지 효율과 폭발 위험의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니켈 함유량을 높이고 코발트와 망간의 고밀도 기술력이 필요한 NCM 911 형태로의 기술이 진행되고 있는데 이런 소립경 밀도를 높이는 기술이 이엔드디에 있다는 평가다.

김 대표는 “촉매사업의 원천기술은 나노입자를 다루는 것인데, 이것 자체가 2차전지 소재기술과밀접하게 연관돼 있는데 맞춤형 생산이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2차전지도 장착되는 차량에 따라 요구되는 품질과 성능이 각각 다르다. 출력과 용량, 수명이 차별화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양극재도 차별화되는데 대립경과 소립경을 혼합하는 비율도 달라진다. 이엔드디는 이 둘이 가능한 만큼 2차전지 메이커의 요구에 따른 맞춤형 전구체를 만들 수 있다. 대립 자체적으로도 기존 상용화 제품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제품생산이 이뤄진다.

이엔드디는 최근 전고체 생산을 늘리기 위한 설비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대량 생산을 위해 기존 공장에 있는 촉매 설비를 신규 오창 공장으로 옮기고, 그 자리에 증설을 준비하고 있다



전구체 설비증설 빠르게 진행. 수년내 매출 가장 빠르게 성장한 기업 될 것


김민용 이엔드디 대표 인터뷰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 대표는 설비에서 생산될 제품이 어느 업체로 공급되느냐는 질문에 “고객사 협의가 아직 끝나지 않아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으나 국내 2차전지 메이커와 공동연구와 품질테스트가 막바지에 진입했다는 것이 증권가의 판단이다.

이상현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엔드디는 배치타입 제조공법과 미립자 형성 제어공법을 기반으로 균일한 크기의 전구체 제조기술이 탁월하다”며 “전구체 설비증설에 따른 관련 매출액 증가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2차전지 소재부문은 전 분야에서 공급이 수료를 따라가지 못하는 터라 회사의 계획대로 증설이 진행되면 매출 3000억원대 진입까지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 대표는 "소재부문의 글로벌 톱 4기업이 되는 것이 이엔드디의 비전"이라며 "한국이 세계적인 소재강국으로 부상하는 과정에 한 부분을 맡을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대기업, 중소기업이 소재산업 육성에 힘을 모은다면 시기가 더욱 단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2차전지 산업은 매년 급속도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고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이차전지를 활용하는 분야는 무궁무진할 것”이라며 “우리도 산업의 성장에 맞춰 빠른 성장을 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과 적극적인 투자확대를 진행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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