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약품의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 온코닉테라퓨틱스는 파이프라인(신약 후보물질) 임상을 위한 준비에 한창이다. 이미 항암 파이프라인은 미국에서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 도입약(외부에서 들여온 의약품) 사업 의존도가 높은 제일약품에서 보기 힘들던 움직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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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실탄' 쌓는 온코닉테라퓨틱스━
지난 달 24일 3자 배정 유상증자에 프리미어 글로벌 이노베이션 2호 투자조합외 4곳이 참여해 총 200억원을 납입했다. 지난 1월 29일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는 에스앤피혁신기술 1호 투자조합이 참여해 약 75억원을 납입했다.
제일약품 관계자는 "신약후보물질 개발에 필요한 자금의 긴급조달을 위해 온코닉테라퓨틱스가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고 말했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제일약품이 지난해 5월 출자해 만든 신약개발 전문 자회사다. 제일약품의 지분율은 98.5%. 바이오젠, 베링거인겔하임과 한미약품, LG생명과학 등 20년간 국내외 제약바이오 업계를 두루 거친 존 김 박사를 최고경영자(CEO)로 영입했다.
이중표적항암제 'JPI-547'와 역류성식도염 치료제 'JP-1366'가 온코닉테라퓨틱스의 핵심 파이프라인이다. JPI-547는 암 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전달물질과 암세포 DNA 손상 복구 효소를 동시에 억제해 암을 잡는다. JP-1366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펌프를 차단한다. 온코닉테라퓨틱스는 JP-1366의 임상 1상 결과를 미국 임상약리학회(ASCPT)에서 발표하기도 했다.
특히 JPI-547는 최근 췌장암을 적응증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희귀의약품 지정을 받았다. 이에 따라 세금 감면, 허가 신청 비용 면제, 시판 허가 승인 시 7년 간 독점권 부여 등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올해 상반기 중 미국에서 임상 2상 진행이 예상된다. 위암과 난소암, 대장암, 폐암 등으로 적응증을 넓힐 가능성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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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공개도 기대…신약으로 100년 기업 기틀 마련━
제일약품 지주사인 제일파마홀딩스의 대표 한상철 사장은 지난 23일 정기주주총회에서 "100년 기업의 기틀을 다지며 미래를 준비하고자 한다"며 신약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그는 "온코닉테라퓨틱스를 통해 신약개발 투자금 확보 및 원활한 글로벌 임상 진출을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글로벌에서 통하는 혁신신약 허가 및 출시를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실 제일약품은 그동안 업계에서 대표적 '수입상'으로 통했다. 화이자의 리피토(고지혈증치료제)와 리리카(말초신경병성통증치료제) 등 다국적 제약사의 도입 의약품이 이 회사 사업의 상당 부분을 지탱한다. 전체 매출에서 도입약이 차지한 비중이 70%가 넘는다. 안정적이고 꾸준한 매출 확보가 가능한 사업구조지만 이익률은 신통치 않았다. 국내 대형 제약사들이 속속 신약 투자를 늘리며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 가운데 제일약품도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섰고 그 첫단추가 온코닉테라퓨틱스인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역시 관건은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글로벌 임상 추진"이라며 "미국 등 글로벌 임상 가동 후 기업공개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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