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EUREX 연계 코스피200선물 야간시장 개장에 맞추어

머니투데이 전균 수석연구위원 | 2021.03.26 05:05
전균 삼성증권 리서치센터 수석연구위원
K-팝, K-컬쳐, K-방역. 전 세계가 한국의 저력을 주목하고 있다. 그리고 2021년 한국은 ‘서학개미’의 응집력을 보여주고 있다. 혁신기업으로 망라된 해외 유수 기업들을 한국투자자들이 사들이고 있다. 블룸버그는 한국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매수가 수출호조에도 불구하고 한국 원화를 이례적으로 약하게 만든다고 평가할 정도이다. 2021년에는 K-금융이라는 수식어를 붙여볼 만 하다.

올해 3월 유럽에서도 K-금융의 바람이 거세게 불 것으로 기대된다. 유럽의 최대 파생상품거래소인 EUREX(유렉스)에 코스피200 지수선물의 야간선물시장이 22일 개장했다. 이미 코스피200 지수옵션과 미니 코스피200 지수선물이 유렉스에서 운용되고 있어, 올해 3월부터 코스피200 선물옵션 야간시장의 완성을 이뤘다.

유렉스에서는 EuroStoxx50과 독일 DAX 선물옵션을 포함하여 다양한 글로벌 파생상품이 거래된다. 2020년 유렉스 파생상품 거래규모는 총 123조유로(약 16경 6000조원)에 달한다. 전세계 700여곳 이상의 시장참가자와 연결된 방대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무엇보다 유렉스는 글로벌 선진 거래소로서 아시아와 북미의 가교역할을 한다. 참고로 유렉스에서 거래되고 있는 코스피200 지수옵션의 2020년 거래량은 2604만계약에 달한다. 유렉스 지수파생상품 중 거래량 상위 8위를 차지한다. 유렉스 코스피200 미니선물은 2020년에 전년 대비 12배에 달하는 거래량 증가를 기록했다.

유렉스에 상장된 코스피200 선물옵션 야간상품은 국내 정규시장이 마감된 저녁 6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거래된다. 월요일 야간부터 토요일 오전까지 국내 투자자들은 야간에 발생하는 해외 이벤트를 한국 시장의 개장까지 기다리지 않고 유렉스 상품으로 실시간 대응할 수 있다. 2020년 국내 개인투자자들이 거래한 유렉스 코스피200 지수옵션상품은 1358만 계약에 달해, 이미 많은 국내 투자자들이 유렉스 코스피200 파생상품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해외투자자 역시 아시아 시장마감 이후 발생한 중대 뉴스에 즉각 대응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기관투자자들은 한국 코스피200 선물옵션상품을 아시아 신흥국 주식포트폴리오의 대용으로 활용한다. 미국 연준의 금리정책 변화나 선진국 주식시장의 급변동이 미칠 파급효과를 아시아 시장 개장 전에 유렉스 코스피200 선물옵션으로 헤지거래와 포지션 비중조절을 진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렉스에서 거래한 선물옵션 포지션은 다음날 KRX 선물옵션 상품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해외 자금을 국내로 유인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유렉스에서 코스피200 선물시장이 완비됨에 따라 투자자들은 코스피200 선물을 활용하여 다양한 투자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 한국 등 신흥시장 주식포트폴리오에 대해 꼬리 위험(일회성 사건이 자산 가치에 거대한 영향을 주는 것) 헤지를 선물이나 풋옵션으로 수행할 수 있다. 옵션 포지션에 대한 델타헤지를 선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선물과 옵션으로 차익거래(컨버젼/리버설)를 구현할 수 있다. 또한 유렉스에 상장된 MSCI 선물과 코스피200선물의 롱/숏거래도 가능하다.

유렉스 야간 파생상품시장의 확충은 국내 시장에서 다양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 야간에 발생한 해외 뉴스가 유렉스 코스피 파생상품에 반영되면, 다음날 국내 주식과 파생상품 가격의 향도 역할을 할 수 있다. 투자자들은 야간 파생상품의 가격변동을 참조하여 국내의 파급력을 가늠할 수 있다. 둘째 유렉스 야간 파생상품이 해외 투자자들로 인한 충격 분산을 유도할 수 있다. 야간 파생상품이 없다면, 해외 투자자들이 KRX 정규시장에 직접 참여하여 시장의 변동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해외 투자자와 정규시장의 국내 투자자의 충돌여지를 야간 파생상품이 분산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는 야간 파생상품이 일종의 방파제 역할을 하게 된다. 야간 파생상품을 이용하여 다음날 정규시장을 대비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갖출 수 있기 때문이다.

선물옵션 거래는 미래의 불확실한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금융투자상품이다. 한치 앞도 가늠하기 힘든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24시간 연속 대응할 수 있는 파생상품이 거래된다는 것은 막강한 방패와 위력적인 창을 동시에 갖추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올해 3월 유렉스 코스피200 파생상품의 완성은 K-금융의 저력을 전세계에 뚜렷하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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