숏컷으로 카페 알바 면접갔더니…"혹시 페미니스트세요?"

머니투데이 류원혜 기자 | 2021.03.25 14:55
/사진=트위터

한 여성이 경기도의 A카페에서 아르바이트 면접을 보던 중 '숏컷 페미'(머리를 짧게 자른 페미니스트)라는 이유로 불합격했다는 사연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여성들은 '성차별 카페'라며 별점 테러를, 남성들은 별점 5점으로 대응하며 성별 갈등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카페 알바 면접 보러 갔더니…"페미니스트세요? 제가 페미랑은 안 맞아서"



지난 23일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는 경기도의 A카페에서 아르바이트 면접을 봤다는 여성 B씨의 글이 올라왔다. B씨는 "저는 얼마 전 머리를 잘라 숏컷 투블럭인 상태"라며 "면접을 보러 갔더니 남자 사장만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장은 음료 한 잔을 건넸고 면접을 보는 자리이니 얼굴을 '까고' 대화하자며 마스크를 벗으라고 했다"며 "지금 생각해보면 화장을 했는지 여부를 보려고 했던 것 같다"고 했다.

이 글에 따르면 B씨가 면접 도중 비건 카페에서 일한 경력이 있다고 하니, 사장은 "민감한 주제일 수 있는데 비건과 페미니즘의 공통점이 뭐라고 생각하세요?"라고 물었다. B씨는 당황했지만 "(공통점은) 환경을 생각하고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움직이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사장은 B씨에게 "혹시 페미니스트세요?"라고 물었고 B씨가 "그렇다"고 답하자, 사장은 "제가 페미니스트와는 결이 맞지 않아서…"라고 했다.

이에 B씨가 "사장님은 페미니스트 손님이 오면 안 받아주시냐"고 질문하자, 사장은 "페미니스트라고 안 받진 않지만 싫을 것 같다. 빨리 갔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B씨가 "사장님은 앞으로 여성 지원자가 지원하면 전화로 사전에 페미니스트냐고 꼭 물어봐주세요"라고 했고 사장은 "그런 걸로 설전할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B씨는 "'면접은 여기서 끝이냐'고 묻자 사장이 그렇다해서 짐 챙겨 나가려고 하니 음료를 가져가라고 했다"며 "됐다고, 그냥 가겠다고 했더니 나보고 '되게 전형적이시네요?'라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집에 오며 허망함에 눈물이 났다. 저는 머리가 짧은 한 이런 일을 계속 겪을 것"이라며 "여성은 머리가 짧다는 이유로 페미니스트냐는 소리를 듣고 외모 평가를 당하고 전형적이라는 말을 들어도 되냐. 세상은 점점 퇴보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에 A카페 측 입장을 듣기 위해 25일 오전 10시쯤 연락을 취했지만 연결되지 않았다.



"여성 차별 카페" 별점 1점 '테러' vs "사장님 최고" 별점 5점 '맞대응'


/사진='A카페' 카카오맵 평가란

이 글이 온라인상에서 확산되면서 논란이 불거지자 A카페는 평점 테러를 맞기도 했다. 일부 여성들은 "사장 마인드 최악. 별로예요", "여성 차별하는 카페 불매한다", "카페 주 소비층은 여자인데 큰 실수했다", "페미 얘기 빼고 봐도 무례했다" 등의 댓글을 남기며 별점 1점을 매겼다.

이에 일부 남성들은 '별점 올리기'로 맞대응했다. 이들은 "개념 있는 사장님 멋있어요", "다음에 꼭 들를게요", "여기가 그 악의 집단 때문에 고생한다는 맛집인가요", "논란을 떠나서 커피는 맛있다" 등의 내용과 함께 별점 5점을 남겼다.

성별 갈등으로 번지는 것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도 있었다. 한 누리꾼은 "남녀가 싸우고 증오하며 살기엔 너무 아까운 세상과 삶"이라며 "꽃이 피네요. 사랑하며 밝게 삽시다"라고 했다.

다른 누리꾼도 "또 시작이냐. 원하는 알바생 뽑는 건 사장 마음이지만, 사장도 그냥 면접 잘 보고 나중에 다른 사람 뽑았다고 하면 될 걸 저렇게 대응했어야 했냐"며 "그렇다고 지원자도 인터넷에 상호명까지 공개한 건 잘못됐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오전 10시 기준 영수증 등 방문을 인증해야 리뷰를 남길 수 있는 네이버에서 A카페의 평균 평점은 5점 만점에 4.52점이다. 인증 없이도 별점을 남길 수 있는 카카오맵에서는 5점 만점에 4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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