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도 대만에 '車반도체 SOS'…"이대로면 공장 멈춘다"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1.03.24 09:41
사진=AFP
세계적으로 차량용 반도체 대란이 심화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도 대만을 찾아 반도체 공급난 해소를 위한 도움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대만중앙통신(CNA) 보도에 따르면 한국 측은 대만에 반도체 공급 확대를 부탁하는 서한을 보냈으며, 이달 초에는 한국 정부 관계자가 대만을 방문해 왕메이화 경제부 장관을 직접 만났다.

이미 주요 자동차 회사들이 공장 가동 중단에 들어갈 정도로 반도체 공급 사정이 좋지 않은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한국도 대만에 손을 벌렸다는 것은 한국 역시 차량용 반도체 조달이 절실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재고를 충분히 확보한 국내 완성차 업계는 아직까지 생산에 차질을 빚지 않고 있지만 공급부족 사태가 장기화하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CNA는 삼성전자가 증가하는 반도체 수요를 따라갈 만큼 충분히 생산하지 못하고 있어 현대차와 기아의 반도체 재고가 3~6개월 정도만 남은 상태라고 전했다.

대만 경제부는 이와 관련해 모든 요청을 동일하게 처리하고 있으며 정부와 TSMC, UMC 등 반도체 제조사들은 자동차 제조사 고객들을 우선순위에 두고 생산량을 늘리는 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한국 측은 언급을 삼갔다고 CNA는 전했다.

이 같은 소식은 최근 글로벌 차량용 반도체 제조사들이 화재나 기상이변 등으로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공급 대란이 심화하는 가운데 나왔다. 이미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미중 무역갈등과 코로나19 팬데믹 등의 여파로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상황이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이상 한파에 따른 단전 조치로 미국 텍사스 지역의 반도체업체들도 한달 넘게 재가동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는 삼성전자와 차량용 반도체업계 1·2위의 NXP, 인피니언 등이 포함된다. NXP는 한달 조업 중단을, 인피니언은 오는 6월쯤 정상화를 예상하고 있다.

지난주에는 세계 3위 차량용 반도체 제조사인 일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의 주력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하면서 조업이 중단되는 악재가 겹쳤다. 이 공장의 생산량 중 3분의 2는 차량용 반도체다. 공장 재가동까지는 1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됐고 정상화까지는 3~6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여 완성차 업계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졌다. 무디스재팬의 세멧코 마리코 애널리스트는 "르네사스 화재는 올해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 회복을 저해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안 그래도 완성차 회사들은 반도체를 확보하지 못해 생산량을 줄이던 터다. 미국 포드는 올해 1분기 생산량을 당초 예상보다 20% 감축하기로 했고 토요타와 혼다 등 일본 회사들도 지난주 미국과 멕시코 지역 공장에서 생산량을 줄인다는 계획을 밝혔다.

컨설팅회사 알릭스파트너스는 지난달 글로벌 반도체 대란으로 올해 완성차 제조업체 매출 손실이 610억달러(약 69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최근 악재를 고려하면 2분기 생산 회복은 더 지연될 공산이 크다. 손실도 그만큼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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