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도 고전하더라…'연간 3조원' 대리운전 승자는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 2021.03.24 05:0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연간 3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대리운전 시장을 두고 모빌리티 업계의 경쟁이 심화하고 있다. 대리운전 시장은 플랫폼 사업자들이 기존 '1577 대리운전' 등 전화 콜 업체에 밀려 고전을 면치 못하는 분야다. 카카오와 타다, 상반기 진출을 예고한 티맵까지 '앱 호출' 생태계를 재정립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쏠린다.

2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3년 1조원 규모로 추산됐던 국내 대리운전 시장은 지난해 기준 2조7672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대리 업체는 3000개를 넘고 운전자 숫자는 16만명에 달한다.

모빌리티 업계에서는 대리운전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본다. 카카오모빌리티가 2016년 발 빠르게 시장에 진입해 15만명의 운전자를 확보했음에도 호출 점유율은 15% 수준에 그치기 때문이다. 나머지는 85% 정도는 여전히 전화를 통해 대리를 부르는 '전화 콜'이 우세하다.

차량 구매 등 막대한 투자 없이 손님과 대리기사의 '중계' 만으로 수익을 볼 수 있는 구조도 매력적이다. 업계에서는 택시 사업에서 수익을 내지 못한 카카오모빌리티가 대리운전으로 손실을 보전했을 것으로 본다. 코로나 19(COVID-19)로 시장 상황이 나빠졌지만 안정화 이후에는 다시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후발주자 타다 수수료 15%로 낮춰 '공격적 행보'…다음달 출범 우티도 진출 예상



이런 상황에 지난해 10월 도전장을 낸 타다 대리는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업계 평균인 콜 1건당 20% 수수료를 최저 수준인 15%로 낮추고, 대리기사들에게 프로그램 사용료와 관리비 등을 받지 않는다. 피크시간 쏟아지는 콜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대리기사를 얼마나 확보하고 있느냐가 경쟁력의 척도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서비스 품질을 높이기 위해 대리운전기사에 대한 인센티브를 도입했다. 승객 평점 5점을 받은 건에 대해서는 운행 금액의 5%를 기사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15분 내 출발지에 도착하는 '바로 대리' 서비스를 수락하는 대리기사에게는 현금화 가능한 포인트를 1만점 지급한다. 서비스 지역은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에 그치지만 반년 만에 3만명의 대리기사를 확보했다.


내달 1일 출범하는 우버와 SK텔레콤의 자회사인 티맵모빌리티의 합작회사 '우티'(UT) 역시 조만간 대리운전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초기에는 가맹택시 사업에 주력하지만 '캐시카우' 역할을 할 대리운전 시장을 포기하기는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대리운전 시장은 규모가 상당한데도 불구하고 아직 이렇다 할 플랫폼 업체가 두각을 보이지 못하는 분야"라며 "경쟁을 통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인다면 승객과 대리기사 모두에게 많은 선택지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전화 콜 높은 고정비용에도 '생태계' 이미 구축…"대리기사 지지 받아야 성공"


하지만 일각에서는 '앱 대리'가 기존 전화 콜을 밀어내기 쉽지 않다는 부정적 전망도 나온다. 전화 콜 업체는 월 사용료 1만5000원, 출근비 14만원 등 고정비용이 상당함에도 하나의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대리기사들은 평균 3개의 프로그램을 사용한다. 하나의 수단만 사용하지 않고 비교를 하기 때문에 결국 기존에 많은 손님을 확보한 전화 콜로 기사들이 몰리고, 손님도 배차가 잘되는 특정 전화 콜로 향하는 선순환을 신규 사업자가 극복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김종용 전국대리기사협회장은 "대리운전 시장의 신규 사업자가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요금 할인 전쟁을 할 텐데 대리기사에 대한 처우는 나빠질 수 있다"며 "자본력과 기술만 가지고는 안 되고 대리기사들의 지지를 받아내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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