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세에 일 안해도 월수입 700만원…"파이어족 실패" 왜?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21.03.24 06:00

[싱글파이어]는 2030 밀레니얼 세대 1인가구의 행복한 일상과 경제적 자유를 위한 꿀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입니다.


"일하지 않아도 월 700만원이 들어오는 시스템을 갖추고 호기롭게 사표를 냈죠. 그런데 막상 파이어족 해보니 죽겠더라고요."

중소기업 근로소득을 모으고 굴려 40세에 자산 30억원을 일군 '젊은 부자' 강용수씨(47)를 만났다.

자산은 43세에 70억원, 47세에 120억원대로 빠르게 불어났다. 원룸 140여채 등 수익형 부동산 투자로 365일 일하지 않아도 돈이 들어오는 시스템을 일찌감치 마련해 놓은 덕분이다.

하지만 삶은 또 다른 문제였다. 이른 나이에 조기은퇴한 '파이어족' 도전은 결국 '실패'로 끝났다. 갑자기 얻은 시간을 무엇으로 채워야 할지, 뭘 하고 놀아야 할지 준비없이 마주한 자유는 오히려 고통스러웠다.

5개월만에 다시 일을 시작한 그는 또 다시 '행복한 은퇴'를 준비 중이다. 그에게 경제적 자유를 달성하기까지 남다른 노하우와 파이어족 재도전기를 들어봤다.


<47세 '찐 부자'의 파이어족 재도전기 인터뷰 1편>



"목표자산 달성 = 조기은퇴 성공은 아니더라"

Q. 40세 젊은 나이에 '파이어족'으로 조기은퇴하는 삶을 택한 이유는?
A. 내 월급보다 자산에서 나오는 소득이 많으면 나는 자유로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 계획을 짜봤더니 마흔이면 그 목표를 달성하겠더라고. 일하지 않아도 월 700만원 정도 자산소득이 나오는 시스템을 만들고 마흔에 회사에 멋지게 사표를 던졌지. 사장님한테 "더 이상 내 청춘을 이 회사에 낭비하고 싶지 않다"고 말하고 벅찬 마음으로 회사를 나섰어.

Q. 은퇴하고 나서 어땠어?
A. 벅찼지 처음엔. 동료들하고 송별회하고 집에 와서 다리를 쭉 뻗고 잠들면서 '이제 자유로운 인생 시작이구나' 했어. 이전엔 한 달에 집에서 밥 두 번쯤 먹을까 싶을 정도로 워커홀릭이었는데 집에서 밥먹고 운동하고 테니스도 배우고 놀기 시작했어. 그런데 2주쯤 지나니까 전화가 안 오는거야. 친구에게 전화를 거니까 바쁘다고 나중에 통화하재. 같이 놀 사람이 없는거야. 갑자기 늙은이가 된 느낌이 확 들었어. '은퇴자금만 중요한 게 아니구나, 내가 놀 줄 모르는 바보구나' 깨달았지.

Q. 그래서 어떻게 했어?
A. 더 이상 놀다가는 말라죽겠다 싶어서 조기은퇴 5개월만에 창업을 했어. 직원의 한계는 그만두지 않을 만큼의 월급만 받고 짤리지 않을 만큼만 일한다는 거야. 또 다시 남을 위해 일하고 싶지는 않았어. 내 소중한 자산에서 딱 1억원만 떼서 사업에 도전해보고 안되면 포기하기로 했어. 그 돈을 잃어도 우리 가정은 돌아가니까. 시작할 때부터 10년만 일해서 자리를 잡고 다시 은퇴를 하겠다고 다짐했고 지금 은퇴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어.




"흙수저, 중소기업 직장인도 '경제적 자유' 얻을 수 있다"

Q. 첫 직장생활은 어땠어?
A. 종합고등학교를 다녔는데 인문계로 입학했지만 대학을 갈 형편이 안돼서 실업계로 전향했어. 집에 자식이 셋 있는데 부모님이 막노동을 해서 키우시는데 쉽지 않을 것 같았지. 졸업하고 자동차 부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에 입사해서 첫 월급으로 32만원을 받았어. 월급봉투를 가슴에 품고 당당하게 집으로 가서 아버지께 건넸어. 아버지가 그 봉투를 다시 툭 던지시더라고. 그러면서 "너는 이제 앞으로 스스로 살아가라. 아버지한테 1원 한 푼 받아갈 생각 말고, 줄 생각도 하지 마라" 하셨어. 고3때 아버지와의 첫 약속을 한 거였고 그걸 평생 가슴에 안고 살았어.


Q. 월급을 스스로 관리한거야?
A. 매달 적금을 하나씩 가입했어. '풍차 돌리기'라고 하지. 첫 달엔 3년 만기 2만원짜리 적금을 들고 다음주에 가서 같은 걸 또 드는거야. 다음달에 가서 또 하나 가입하고, 가입하고. 만기를 기다리는 게 오래걸리니까 여러 개를 가입하면 적금 타는 재미가 있을 것 같아서 해봤어. 당시엔 금리가 10%대여서 종잣돈 모으기 좋았지. 32만원을 벌면 거의 30만원을 저축했어. 월급이 오르면 오르는 대로 늘 절약하고 저축하는 걸 생활화했어.

Q. 결혼해서 가족이 생기면 저축이 쉽지 않을텐데?
A. 아이가 둘인데 용돈기입장을 초등학교 때부터 쓰게 했어. 얼마나 절약했냐면 '외식'이란 개념이 없었어 우리 집엔. 나가서 먹을 수 없어. 시골 부모님댁에서 식재료를 받아서 직접 해먹었어. 아내도 워낙 검소해서 보일러도 1월 아니면 틀지 않아. 아이들이 치킨을 좋아하잖아. 우리집에선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이브, 어린이날 같이 이유가 있어야만 치킨을 시켜먹을 수가 있었어. 1년에 4번 정도 치킨을 사줬다고 봐야지. 나중에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난 후에 좋은 집으로 이사와서 일주일에 2번 치킨을 시켜줬더니 중학생 딸이 "아빠 우리 집 망했어? 치킨을 일주일에 두 번이나 먹고, 이러다 우리 훅 간다" 이러더라니까.

Q. 온 가족이 절약하는 습관을 생활화한거야?
A. 우리 식구는 철칙이 있어. 이사할 때 절대 새로 뭔가를 사지 않는다는 거야. 아내가 혼수로 해 온 통돌이 세탁기가 있었는데 남들은 다 드럼세탁기를 쓰는데 우린 그걸 굉장히 오래 썼어. 소리가 너무 크다고 아내가 바꾸자고 하는데도 절대 안 바꿨어. 어느날은 아내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면서 세탁기가 아예 고장이 났다는거야. 내가 여기저기 찾아보고 세탁기를 분해한 다음 다시 작동하게 고쳤어. 그리곤 아내에게 미안해서 돼지저금통을 사서 '세탁기 구입'이라고 쓰고 잔돈을 모으기 시작했어. 한참 후에 세탁기를 살 수 있을만큼 돈이 모여서 아내에게 주니까 이번엔 아내가 "됐어, 나중에 사자" 하더라고. 그 정도로 합심해서 아끼고 절약해서 돈을 모았어.




"충격받고 시작한 재테크로 월급보다 많은 자본소득을"

Q. 경제적 자유를 이루겠다는 생각을 한 계기는?
A. 30대 초반 신혼때 임대아파트에 살았는데 근처에 택지지구가 조성되면서 주변에서 다들 한다길래 따라서 청약을 넣었어. 운 좋게 당첨돼서 모델하우스에 동호수 추첨을 하러 갔는데 나오는 길에 아주머니가 "총각, 됐어?" 그러는거야. 그렇다고 하니까 "2500만원 줄게 팔아" 그러더라고. 당시 내 연봉이 2500만원이었는데 꼴랑 청약통장 하나 써서 1년 연봉을 벌 수 있다 생각하니 갑자기 신나는 거야. 맥주를 사와서 집에서 신나게 마시고 복도에 나가 담배를 피우는데 갑자기 기분이 확 나쁜거야. "나는 이걸 왜 이제 알았지?" 하는 생각이 든 거지. 사람들이 다들 열심히 일해서 번 건 아니었구나. 일만 열심히 해서는 잘 살 수가 없겠구나. 내가 너무 무지했구나 번뜩 깨달은거지.

Q. 깨달은 후엔 뭔가 달라졌어?
A. 미친듯이 공부를 하기 시작했어. '재테크'라고 쓰여 있는 책이란 책은 다 읽었어. 퇴근하고 매일 책만 쥐고 있으니까 아들이 친구랑 소꼽놀이하는 데 아빠 역할을 책 읽는 걸 흉내낼 정도였어. 주식, 부동산, 채권 닥치는 대로 다 공부했어. 뭘로 돈을 벌어야 할지 모르니까 무작정 열심히 읽는거지. 그러다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란 책을 읽었는데 이거다 싶더라고. "투자하는 순간 나에게 돈이 들어오게 만들자" 다짐했지. 그게 지나고보니 '수익형 자산'이었어. 시스템을 잘 만들어서 마르지 않는 샘을 갖는 것, 그걸 목표로 잡고 재테크를 시작했어.

Q. 첫 투자 자산은 뭐였어?
A. 프리미엄이 2500만원이던 청약 당첨 아파트가 첫 투자 자산이야. 입주 전에 하자점검을 갔는데 아내가 새 집이 너무 좋아서 이사갈 생각에 꿈에 부풀어 있더라고. 내가 아내한테 "우리는 여기 못와" 그랬어. 청천벽력 같은 소리지. 1억7000만원에 분양 받은 집에 대출이 약 1억원이었는데 원금에 이자까지 하루 2~3만원짜리 잠을 자는 거라는 계산이 나오는거야. "그냥 월세 주자" 설득했지. 월세 받아서 이자 내고도 우리한테 50만원이 떨어지더라고. 기존 월급 저축에 50만원을 보태서 그때부터 '미친 원금상환'에 들어갔어. 4년만에 대출을 완전히 다 갚았어. 끝이 보이기 시작할 때쯤 다른 투자처를 찾기 시작했지. 그 집은 빚을 다 갚고도 10년을 더 가지고 있다 매각했는데 그동안 월세로 1억원, 시세차익 1억원 해서 2억원이 넘는 수익을 거뒀어.

Q. 투자가 본격화된거네 이제?
A. 그 이후로 아파트나 상가 투자를 이어갔어. 대출 받아서 하나를 사면 월급과 월세를 모아서 갚고, 갚고 하다보니까 처음엔 4년 걸리던 게 2년, 1년 기간이 단축되는거지. 그런데 보니까 아파트가 월세 수익률이 너무 얄미운거야. 잘 받아야 4~5%밖에 안되더라고. 내 돈이 좀 더 열심히 일하게 하자는 생각이 들어서 원룸건물 투자를 알아보기 시작했어. 면적 대비 원룸 수익률이 아파트보다 훨씬 높거든. 원룸이 여러 호실 들어있는 건물을 처음엔 전세를 끼고 대출을 일부 받아 산 다음, 돈을 모아서 하나씩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고 대출금을 갚아 나가는 식으로 매달 내 통장에 들어오는 월세를 늘려나갔어. 같은 건물인데 수익률이 낮던 게 시간이 지날수록 알짜 자산이 돼 가는거지. 그렇게 원룸 투자에 집중하면서 마흔이 될 때 월 600~700만원의 자본소득이 들어오는, 월급보다 자본소득이 더 큰 시스템이 구축됐어.

*** 본격 수익형 부동산 투자기는 인터뷰 2편(+영상)에서 계속됩니다!


기획·촬영·편집 희은·남경·가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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