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한강남구 대치동의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8㎡도 최근 9억원에 전세계약이 체결돼 1월 중순대비 1억원이 빠졌다. 인근 공인중개사무소 관계는 "이 평형의 경우 연초 대비 호가가 1~2억원 정도 낮게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 일부지역 전세가격이 소폭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상승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전세시장 가격 안정세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추세 전환이라고 하기엔 이르다는 분석을 내놓다.
22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강남구와 송파구의 아파트 전세가는 각각 0.07%, 0.01% 떨어졌다. 각각 44주, 39주만에 하락세로 돌아선 것이다. 강동구(-0.02%)는 지난 5일부터 하락세로 돌아서 3주 연속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원이 지난 19일 발표한 통계에서도 이들 세개 구의 전세가격 변동률이 강남 0.01%, 송파 0.02%, 강동 0.01%로 각각 전주 대비 절반 이하로 낮아졌다.
이러한 영향으로 지난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도 전주 대비 오름폭이 절반으로 줄어든 0.05%로 집계됐다.
매물도 쌓이고 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 통계를 보면 2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 수는 2만3337건으로 전월 2만1539건 대비 8.3% 늘었다. 서울 서초구가 36.9%로 가장 많이 늘었고 강남구(14.7%), 송파구(8.2%)도 증가했다.
수억씩 전세가가 떨어져 거래되는 아파트들이 잇따라 등장하며 전세가가 추가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기대감도 감돌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추세를 좀 더 확인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가격 하락을 이끌만한 공급 차원에서의 강력한 유인도 충분치 않다.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전세가가 급격히 오르는 과정에서 호가를 큰 폭 높게 불렀지만 체결되지 않아 급매로 내놓거나, 가격을 낮춰 부르는 등의 영향도 있을 듯하다"고 최근의 가격 하락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일부 단지 하락세가 관찰되고 평균적인 상승폭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표본을 하나씩 살펴보면 기존 저평가 단지들은 여전히 상승세"라며 "전반적인 하락세로 돌아설지 여부는 추세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올해 1~3월 사이 강동 지역에 3300여가구가 입주를 하는 등의 영향으로 인근 지역 전세가가 소폭 하향 조정됐을 수 있다"며 "추세적으로 하락을 기대하려면 공급이 크게 늘어나야하는데 올해는 전체적으로 입주물량이 많은 해라고 보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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