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교수는 22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그때 조씨가 울었다"며 이같이 회고했다.
그는 "제가 박형준씨 부인 되는 분하고는 1996년도부터 친분이 있다"며 입시 청탁 당시를 상세히 묘사했다. 현재는 고인이 된 이모 교수가 자신에게 "내 방으로 올라오라"고 했고, 문을 열었더니 정면에 조씨와 그 딸이 있었다는 것이다.
시험 당시에는 이 교수가 조씨의 딸 번호를 손가락으로 찍으면서 "여기 80점 이상 주라"고 했으며, 실제 "85점 정도 준 것 같다"는 게 김 전 교수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후보의 딸이 불합격된 이유에 대해선 "재외국민 자격 요건이 있는 모양"이라고만 언급했을 뿐 자세한 설명은 하지 않았다.
박 후보 측이 "딸은 홍대 미대 입시 시험을 본 적도 없다"고 하는 것과 관련해 김 전 교수는 "이런 후안무치가 있나"라며 "지금이라도 따님이 시험 봤었다고 양심선언 해주는 게 사람 된 도리"라고 말했다. 박 후보 딸 응시 서류의 존재 여부에 대해선 "존재를 간접적으로 확인한 바 있다"고 주장했다.
김 전 교수는 2008년 당시 홍대 미리 입시비리 의혹을 내부 고발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이 사건이 2009년 '무혐의'로 끝난 것과 관련해 김 전 교수는 "검찰은 힘이 없다고 그랬다. 그 사람(검사)이 제스처로 인왕산 쪽을 가리켰다"고 밝혔다.
김 전 교수가 언급한 '인왕산 쪽'은 곧 '청와대'를 의미한다. 홍대 미대 입시비리 사건의 종결에 청와대가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 셈이다. 박 후보는 해당 사건이 이슈가 됐던 2008~2009년 당시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 홍보특보·정무수석 등으로 활동했었다.
김 전 교수는 검사가 '인왕산 쪽'을 가리켰을 당시를 회고하며 "그래서 제가 '청와대죠?' 그랬더니 아무 대답이 없더라"고 말했다. 또 "처음에는 검사가 이렇게 멋진 자리구나, 그랬다. 너무 의욕적으로 수사를 했다"라며 "(이후) '저 위에서 연말까지 종결 지시가 있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종결되고 나서 딱 보니까 검찰을 압박할 수 있는 청와대는 어디냐, 그건 정무수석실이라고 하더라"며 "박형준씨가 정무수석인 걸 그때 알았다"고 언급했다.
한편 박 후보 측은 관련 의혹과 관련해 "딸은 홍대 입시에 임한 적도 없고, 배우자가 부정한 청탁을 한 적도 없다. 그러기에 홍대 입시 비리 사건에 개입할 이유는 더더욱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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