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변절에도 SK이노 '유럽 생산라인' 키운다

머니투데이 김성은 기자 | 2021.03.22 05:30
/사진=머니투데이DB

SK이노베이션의 헝가리 배터리 법인의 실적이 빠르게 늘고 있다. 아직 대규모 현금이 투입되는 단계지만 조기 수율 안착과 현지 전기차 시장의 급성장세가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21일 SK이노베이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헝가리 법인(SKBH)의 지난해 영업이익이 6억9000만원으로 전년(195억원 손실) 대비 흑자 전환했다.

이 기간 매출은 17억원에서 3572억원으로 210배 이상 늘었다. 당기순손익은 적자에 머물렀지만 적자폭이 173억원에서 37억원으로 크게 줄었다.

SKBH의 실적 개선세는 우선 헝가리 북부 코마롬에 위치한 제1공장이 지난해 본격 가동을 시작한 영향이 크다.

헝가리 제1공장은 2019년 4분기 완공돼 2020년 1분기 양산을 시작했다. 2공장은 2019년 1분기 착공해 2022년 1분기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1공장이 연산 7.5GWh 규모로 가동된 데 이어 2공장은 9.8GWh 규모로 건설 중이다.

공장이 완공됐다고 해서 무조건 실적이 개선되는 것은 아니다.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려면 안정적 수율을 달성해야 한다. 헝가리 공장은 이런 점에서 조기 수율 안정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전체 공장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 85.9%를 기록했다. 유럽 현지와 한국(서산), 중국(창저우) 등의 생산라인을 모두 합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가동률이 80%를 넘어서면 높은 수준으로 본다. 수율이 오르면서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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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 법인 물량은 현대차와 기아의 유럽향 전기차, 다임러의 전기차 등에 주로 납품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SK이노베이션은 올 초 헝가리 중부 부다페스트 인근 이반차에 연산 30GWh 규모의 제3공장 신설 투자도 결정했다. 이르면 올 3분기 착공해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총 2조6000억원을 투입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헝가리 법인만 집중 조명하기는 조심스럽다"면서도 "유럽 전기차 시장이 친환경 정책 등에 힘입어 현지 분위기가 좋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를 비롯해 중국, 미국 등에서 대규모 증설을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배터리 사업에서 매분기 1000억원 안팎의 적자를 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이 이르면 2022년 분기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유럽 배터리 시장이 전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꼽히는 중국에 버금갈 정도로 커지고 있다는 점은 삼성SDI 실적에서도 확인됐다.

삼성SDI의 유럽향 매출액은 지난해 3조8159억원으로 중국(2조9168억원)을 처음으로 앞질렀다. 특히 삼성SDI의 헝가리법인(SDIHU)은 지난해 당기순이익 249억원을 기록하면서 2018년 배터리 양산을 시작한 뒤 처음으로 당기순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삼성SDI도 이런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지난달 현지공장에 총 1조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결정, 사실상 헝가리 제2공장에 시동을 걸었다. 배터리업계에서는 유럽 배터리 수요가 현재 41GWh에서 2025년 256GWh로 6배 이상 커질 것으로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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