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왕좌 노리는 KB증권…'대어' 품은 비법은?

머니투데이 김태현 기자 | 2021.03.18 04:53
심재송 KB증권 ECM본부장 /사진=이기범 기자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올해 예정된 딜만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면 1위도 가능하리라 봅니다."

지난 3일 서울시 여의도 더케이타워에서 만난 심재송 ECM본부장의 표정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그도 그럴 것이 IPO(기업공개) 업계에서 KB증권의 존재감은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KB증권은 올해 IPO 업계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지 등 카카오 계열사에 이어 LG에너지솔루션까지 대표 주관사로 선정됐다. 올해 예정된 IPO 규모로만 따지면 절반 이상을 KB증권이 사실상 독점할 것으로 보인다.

심 본부장은 올해 IPO 대어들의 주관사로 선정된 비결을 부서별 전문화를 꼽았다. KB증권은 현재 3개 부서로 운영되는데 ECM 1부가 소부장, 2부가 바이오헬스케어, 3부가 IT서비스를 담당한다.

심 본부장은 "섹터별 전문화를 통해 고객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과 함께 고객의 니즈를 발굴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이런 전문화를 바탕으로 고객 입맛에 맞는 제안서를 작성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같은 섹터별 전문화는 증권사 ECM본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구조다. 딜이 한 부서에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섹터별 전문화로 수주한 대표 사례로 카카오 계열사를 들었다. ECM 3부에서 전담하면서 카카오에 맞는 제안서를 제출했다. 은행의 미래를 엿볼 수 있는 뱅크4.0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도 진행했다.

심 본부장은 "업종에 따라 딜이 몰릴 수는 있지만 최근 IPO 딜을 보면 다양한 업종에서 골고루 나오고 있다"며 "다양한 딜을 발굴하고 상장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심재송 KB증권 ECM본부장 /사진=이기범 기자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다양한 전문가들과 함께 폭넓은 논의를 진행한 것도 수주 비결로 꼽았다. 심 본부장은 "제안 단계에서 ECM본부를 포함한 리서치 애널리스트, 기관 세일즈 파트 등이 모여 제안서에 대한 리뷰 및 심도 있는 토론을 거쳤다"고 설명했다. 또 KB금융지주, 국민은행, KB인베스트 등 계열사 간 유기적인 협업 체계도 긍정적이다.


KB증권은 IPO TFT(태스크포스팀)도 구성했다. IPO 청약 업무를 담당하는 유관 부서 총 25명, 3개 팀으로 꾸려졌다. 회사의 전반적인 청약 절차와 고객과의 접점을 늘릴 수 있는 매체를 개발 중이다.

심 본부장은 "LG에너지솔루션의 공모 규모만 10조원 이상으로 과거 가장 컸던 삼성생명(약 5조원)의 2배 이상"이라며 "100조원 이상의 청약금이 몰릴 수 있는 만큼 이에 걸맞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 본부장은 또 올해까지는 현재의 IPO 흥행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하반기 카카오뱅크, LG에너지솔루션 등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는 딜이 이어지고 있다"며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이와 같은 딜을 무난히 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근 기관 수요예측이 1000 대 1을 잇달아 넘고 공모가가 희망밴드를 뚫는 등 과열화된 IPO 시장에 대해서는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심 본부장은 "기업가치가 일부 과대평가 되는 경우가 보이기도 하지만 상장 이후 적정주가를 찾아가는 경우가 많다"며 "과열에 대한 우려는 없다"고 설명했다.

균등배정으로 일반 투자자들의 공모 참여가 늘어난 것에 대해서는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심 본부장은 "균등배정으로 공모주 시장에 대한 일반 투자자들의 관심 증가와 청약 경쟁률 상승 등 긍정적 역할이 있다"면서도 "개인들의 쏠림 현상이 심해져서 공모주 관심이 시들해질 경우 청약 경쟁률이 약해질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일반 투자자들의 경우 청약 참여 시 기대 수익률을 조금 낮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심재송 KB증권 ECM본부장 /사진=이기범 기자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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