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2년만에 임직원들과 직접 소통에 나선 온라인 타운홀 미팅 자리에서 ‘성과급’ 문제를 들고 나왔다. 최근 SK하이닉스에서 촉발된 후 재계 전체로 번진 성과급 논란을 의식한 것이다. 현대차그룹 내부에서도 2019년부터 호실적을 냈지만 성과급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현대차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 성과급은 경영 인센티브 150%에 격려금 120만원 규모였다. 이는 전년도 ‘성과금 150%+격려금 300만원’보다 낮은 수준이었다.
정 회장도 이날 “성과급 이슈에 대해 알고 있고 이에 대해 (직원들이) 예민하게 생각하지 않도록 하는게 굉장히 중요하다”며 “올해 수익성이 개선되면 보상을 정확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체적으로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았고 우리가 놓친 부분은 빨리 시정해 소신껏 일할 수 있게 하는게 경영진이 해야 할 일"이라며 “각 사에서 최고경영자(CEO)들이 현실에 맞게 하도록 독려하겠다”고 거듭 약속했다.
재계의 성과급 논란은 SK하이닉스가 지난 1월말 “기본급의 400%(연봉의 20%)를 지난해 성과급으로 주겠다”고 공지하면서 시작됐다. 영업이익이 2배로 늘었는데 전년도와 같은 성과급 규모에 불만의 목소리가 잇따라 제기됐다. 입사 4년차 한 직원이 대표를 포함한 임직원 2만8000명에게 '선정 방식을 공개하라'는 돌직구 이메일을 보내면서 관련 사태는 일파만파가 됐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1980년대생인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생인 Z세대를 통칭하는 MZ세대의 사회진출을 주목했다. 투명성과 공정성을 중요하게 여기며 '할말은 한다'는 신념을 가진 이들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한 경영진의 과제로 부각된 셈이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영업이익의 10%를 초과이익배분금(PS) 재원으로 활용키로 하면서 성과급 논란이 일단락됐지만, LG전자와 SK텔레콤 등 산업계 곳곳으로 여진이 지속되면서 사회적 이슈로 부각됐다.
한편 정 회장은 수석부회장 재임 중이던 2019년 10월 '함께 만들어가는 변화'를 주제로 임직원 1200여명과 첫 타운홀 미팅을 진행했다. 당시에도 1시간여 동안 직원들과 주식과 건강관리 방법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즉석 문답을 주고받고 의견을 청취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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