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살 파이어족 "부동산으로 불린 15억, 美주식으로 갈아타"

머니투데이 신희은 기자 | 2021.03.16 17:15

[싱글파이어]는 2030 밀레니얼 세대 1인가구의 행복한 일상과 경제적 독립을 위한 꿀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입니다.



사회초년생 시절 아끼고 모은 종잣돈을 부동산에 투자해 39살에 순자산 15억원을 달성하고 직장을 조기은퇴한 파이어족 '돈파파'를 만났다.

저축과 재테크를 통해 경제적 자유를 얻고 가족과 꿈꾸던 삶을 살기 위해 포르투갈의 아름다운 도시 포르투로 떠난 지 5개월. 성공이나 명예보다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택한 그의 파이어족이 되기까지 노하우와 포르투갈 일상을 들여다보자.



"내 비전은 승진보다 가족, 회사와 '아름다운 이별'했다"

Q. 자기소개 부탁할게.
A. 에너지업계에서 11년 근무하고 지난해 퇴사해서 파이어족으로 살아가고 있는 '돈파파'라고 해. 한국에서 경제적 자유를 꿈꾸며 저축과 투자를 열심히 하다가 목표 자산을 달성하고 기약없는 자산 불리기에 '현타'가 와서 가족들 데리고 포르투갈로 이민와서 살고 있지.

Q. 파이어족을 꿈꾼 계기는?
A. 직장 그만두기 전에 회사의 비전과 조직문화 관련 일을 하는 부서에 있었어. 자연스럽게 내가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됐어. 쉰 살까진 회사를 계속 다닐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는데, 회사가 나가라고 하기 전에 '아름다운 이별'을 하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었어.

Q. 포르투에서의 일상은 어때?
A. 포르투는 유럽에서 가족이 살기 좋은 도시 1위로 뽑힌 곳이야. 실제 살아보니 왜 그런지 알겠더라고. 전반적으로 한국에 비해 굉장히 만족하고 있어. 미세먼지가 없고, 기후가 굉장히 따뜻하고 물가도 한국의 절반 수준이야. 교육도 저렴한데 질이 좋아. 요즘은 아침 8시쯤 일어나서 집 3층 옥상 테라스에 가서 기지개를 켜고 근처 공원에서 간단한 운동을 해. 아침먹고 아이 학교 보내고 나면 포르투갈어 공부나 하고 싶은 일을 하다가 아이가 하교하면 근처 나들이도 가고 그래.

Q.포르투에서 파이어족의 삶을 선택한 이유가 있어?
A. 결혼하면서부터 아이를 해외에서 키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한국의 대학입시 위주 교육이 부모에게도, 아이에게도 많이 힘들잖아. 그렇게 키우고 싶지는 않다는 생각이 강했어. 국제학교를 보내고 싶었는데 포르투갈은 가성비가 굉장히 좋아. 한국에서 연간 5000만원이 훌쩍 넘는 학비가 여기선 연 1000만원도 되지 않아. 언어도 3개국어를 기본으로 가르치기 때문에 아이 교육에 좋겠다고 판단했어. 공원, 바닷가가 가깝고 아이가 자연친화적인 활동을 많이 할 수 있는 것도 만족스러워.




"순자산 15억원, 종잣돈 모으기로 시작해 부동산으로 불렸다"

Q. 얼마를 모으는 게 목표였어?
A. 처음엔 10억원을 목표로 삼았어. 그런데 내가 원하는 라이프스타일과 우리 아이 교육을 고려하니까 순자산 15억원은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목표를 다소 높였어.

Q. 목돈 모으는 건 어떻게 시작했어?
A. 처음엔 종잣돈 1억원을 만드는 게 가장 큰 과제였지. 내가 직장생활을 처음 시작한 게 미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사태가 터진 2009년이었는데 그때는 금리가 높아서 소비를 절제하면 예적금만 활용해도 돈 불리는 게 수월했어. 6%대 저축은행 적금에 매달 100만원씩 넣었지. 보너스나 여윳돈이 생기면 무조건 예금에 넣어서 묶어 놓고, 반 강제적으로 돈을 쓰는 걸 통제하는 시스템을 마련했어. 그렇게 3년6개월만에 1억원을 모았어. 세후소득의 60% 이상은 항상 저축한다는 마인드를 유지했어.

Q. 지금은 저금리 시대라 저축만으로 가능할까?
A. 추천하지 않아. 이제는 예적금으로 돈을 불리기엔 시간이 너무 오래걸리고 비효율적이야. 각국 은행들이 돈을 많이 풀고 있는데 이 돈이 실물경제로 흘러들어가 소비를 촉진시키고 고용을 늘리는 데 쓰이지 않고 자산으로 몰리고 있어. 주식, 부동산 가격이 계속 오르는 것도 돈이 몰리는 탓이야. 자산가격 상승 속도는 엄청나게 빨라졌는데 종잣돈을 빠르게 모르지 않으면 그 속도를 따라갈 수가 없어. 저축과 재테크를 병행해야만 가능하다고 봐.


Q. 종잣돈을 모은 후에는 어떻게 불렸어?
A. 저축만 하다가 2016년에 처음으로 동생과 같이 살 빌라를 구입했어. 결혼하면서 아내 직장과 가까운 하남 아파트도 매입했어. 이때 순 자산은 5억원 정도였지. 2018년부터 부동산 투자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서 서울에 아파트 두 채를 추가로 매입했어. 부동산 상승기여서 공부하고 현장가고 모임에 나가고 하는 데 몰두했지. 그러다 2018년 8월에 정부가 부동산 규제 시그널을 보내면서 대체 수단을 찾아야겠다는 느낌이 왔어. 2019년에 미국주식 투자를 시작했고 포르투갈로 이주를 결심한 2020년에는 순자산 15억원을 달성했어.



"서울 아파트 팔고 달러·유로화 자산에 투자해 위험 분산"

Q. 서울 부동산 투자로 돈을 벌었는데 미국주식으로 갈아탄 이유가 있어?
A. 서울 부동산이 우리나라에서는 제일 안전자산이라고 생각해. 다만 지금은 정부가 부동산 투자를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지 않고 있기 때문에 규제 리스크를 생각해봐야 하는 시점이야. 정부가 시장을 이길 순 없다고들 하지만 개인이 정부를 이길 수 있느냐, 이건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해. 부동산 투자는 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때인거지.

Q.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이점은?
A. 기축통화 자산이라는 점과 미국기업들이 굉장히 생산성이 높다는 점이 커. 애플,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은 생산성이 뛰어나. 지금도 시장을 글로벌하게 확장하고 있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들이라고 봐. 또 국내 주식시장보다 미국 시장이 장기투자하기에 더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어. 미국주식이 국내주식보다 안전하다고 보는 이유야.

Q. 포르투갈로 이민을 가면서 자산 포트폴리오도 조정했다고?
A. 6개월여에 걸쳐서 포트폴리오를 대폭 조정했어. 내 자산을 안전하게 지키면서 불리기 위해서야. 국내 부동산은 한 채만 남기고 팔고 7억원 상당을 투자해 포르투갈에 집 3채를 매입했어. 미국주식에 투자해 매달 배당도 받는 구조를 만들었어. 원화자산이 20% 가량으로 줄고 달러화(20%), 유로화(60%)자산 비중이 커지면서 부채도 줄고 보유 현금이 많이 늘었어. 포트폴리오 조정 이후에 총자산은 줄었지만 순자산은 오히려 늘었어.

Q. 투자에 있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뭘까?
A. 사실 시장은 쉽게 예측할 수가 없어. '영끌'해서 집을 사는 건 가능한데 만에 하나 잘못되면 투자 전보다 안 좋은 상황에 처할 수가 있어. 사람들은 집값이 한동안 오르면 내가 산 후에도 계속 오를 거라고 믿고 리스크를 외면하잖아. 나는 투자를 할 때 어떤 리스크가 있는지 먼저 다 파악하고 대응방안을 미리 다 마련해두고 난 후에만 투자를 해.




"생각의 폭을 넓히고 '지리적 차익'을 이용하면 삶의 질이 올라간다"

Q. 포르투갈 한달 생활비는 얼마야?
A. 3인 가족 기준으로 생활비가 1500유로(한화 약 200만원) 정도 들어. 아이 국제학교 학비가 월 60만원 추가로 들어가는데 이걸 다 합해도 2000유로(한화 약 270만원)면 충분해. 생활비는 투자소득에서 쓰고 있는데 포르투 구도심에 임대용으로 매입한 주택 두 채에서 나오는 수입을 준비하는 과정이야.

Q. 파이어족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어?
A. 파이어족이 빨리 은퇴해서 놀고 먹는 삶이 아니라 내 돈과 시간을 원하는 곳에 쓸 수 있는 삶을 사는 게 본질이라고 생각해. 그래서 포르투 부동산 임대수익 외에도 책 인세나 온라인 강연, 포르투갈 부동산 투자자문 같은 걸 하면서 파이프라인을 만들고 있어.

Q. 파이어족을 꿈꾸는 2030 직장인들에게 조언이 있다면?
A. 예전에는 회사가 시키는 일을 했지만 이제는 나의 경험과 생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삶을 즐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 파이어족을 꿈꾸는 사람들도 내가 왜 파이어족이 되고 싶은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면 좋겠어. 그리고 나의 성향과 자산 목표에 맞는 투자 플랜을 세우고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투자해야 해. 전략적인 부분으로는 전 세계 각국의 물가와 환율 차이를 이용하는 '지리적 차익' 개념을 고려해서 생각을 과감하게 해보라고 권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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