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투자 느는데 회수 막막…세컨더리펀드로 '돈맥경화' 뚫는다

머니투데이 이민하 기자 | 2021.03.15 23:24
(서울=뉴스1) =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2일 서울 서초구 중회의실에서 벤처투자 활성화를 위한 VC(밴처캐피탈)업계 간담회를 하고 있다.(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1.3.12/뉴스1
정부가 모태펀드를 활용해 롤오버(만기연장)펀드, 출자자(LP)지분유동화펀드 등 다양한 세컨더리펀드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비상장 벤처기업들의 기업가치가 높아지면서 민간 투자자들의 ‘엑시트’(자금회수) 수단을 늘려달라는 요구가 커지고 있어서다.

15일 중소벤처기업부 및 벤처캐피탈(VC)업계에 따르면 권칠승 중기부 장관은 최근 벤처투자업계에서 제안한 세컨더리펀드 활성화 요구에 대해 공감하면서 이를 구체화할 것을 주문했다.

세컨더리펀드는 기존 벤처펀드의 지분을 인수하는 목적으로 결성된 벤처펀드다. 기존 벤처펀드 투자자는 조기에 자금을 회수할 수 있고, 후속 투자자는 안정적인 투자처를 넘겨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에서는 그러나 투자기간과 목적 등 출자자 간 이해관계가 복잡한 탓에 상대적으로 많이 결성되지 않았다. 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세컨더리펀드 시장규모는 2645억원, 결성 펀드는 14개에 그친다. 같은 기간 신규 벤처투자 규모가 4조원을 훌쩍 넘긴 것을 감안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초기 기업이 창업 이후 기업공개(IPO)까지 걸리는 시간은 평균 13년 이상이다. 반면 벤처펀드의 존속 기간은 7~8년, 길게는 10년 정도다. IPO 전에 펀드 운용사(GP)와 출자자(LP) 모두 자금회수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는 ‘미스매칭’ 구조다.


이에 업계에선 중간회수 수단인 세컨더리펀드 활성화 필요성을 거듭 강조해왔다.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는 최근 권 장관과 가진 현장간담회에서 “벤처펀드를 운용하는 VC 입장에서는 좋은 자산은 팔지 않고 오래가지고 가면서 수익률을 높이는 게 중요한데, 펀드 존속기간 연장이 안 될 경우에는 만기를 맞추기 위해 자산을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에 처분하는 경우들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한 벤처투자업계 관계자는 “세컨더리펀드가 늘어나면 IPO 전에도 투자자들의 자금을 중간에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투자기간과 회수시기에 따른 미스매칭을 줄이는 등 벤처투자 선순환 구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기부는 LP지분유동화펀드, 롤오버펀드 등 다양한 세컨더리펀드에 모태펀드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롤오버펀드는 기존 벤처펀드의 지분을 통째로 인수하는 세컨더리펀드다. 펀드를 갈아타는 방식으로 만기를 늘리는 식이다. LP지분유동화펀드는 세컨더리펀드를 조성해 특정 출자자의 투자지분만 인수하는 방식이다.

모태펀드를 운용하는 한국벤처투자가 직접 민간 출자자의 투자지분을 인수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시장에 흩어져있는 엑시트 수요를 적극적으로 찾아내 투자-회수-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벤처투자 구조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중기부 관계자는 “국내 초기 투자펀드는 보통 8년 운용되는데 10~12년씩 운용하는 해외 벤처펀드들보다 짧은 탓에 수익을 높이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세컨더리펀드 등 중간회수 시장 활성화를 위한 개선할 정책적인 부분이 있는지 종합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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