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가 전쟁터 나갈판"…폭스뉴스 조롱에 美국방부 '경고'

머니투데이 김현지B 기자 | 2021.03.13 06:54
미국 공군이 만든 '산모 비행복'. 사진=뉴시스/미국 공군 홈페이지
미국 폭스뉴스의 진행자가 공군이 준비하는 '산모 비행복'을 두고 '미군 조롱'이라고 말한 가운데 국방부가 여군 비하라며 경고하고 나섰다.

11일(현지시간) 미국 NBC에 따르면 이날 미국 국방부는 폭스뉴스의 진행자 터커 칼슨을 향해 "완전히 잘못된 발언을 했으니 사과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9일 칼슨은 공군이 임신한 대원을 위해 산모 비행복을 만들고 있다는 뉴스를 보도하며 "임신부가 전쟁 나가게 생겼다. 이는 미군의 임무를 조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 군대는 거대한 해상 병력을 집결시키며 더 남성적인 집단이 돼가는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군을 더욱 여성화하고 있다"며 여군의 활동 범위 확대 조치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11일 존 커비 국방부 대변인은 기자회견을 통해 "그는 미군의 희생을 비하했다. 실수를 깨닫고 사과하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토크쇼 진행자나 중국 군부 인사의 조언을 들을 의향이 전혀 없다"며 "다양성은 미군의 가장 큰 강점 중 하나다. 여성은 현역 병력 중 약 17%를 차지하며 전투기·지휘함 등 거의 모든 일에 종사한다"고 말했다.


최고위급 장교들 또한 칼슨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폴 펑크 육군 교육·훈련사령관은 트위터를 통해 "수천 명의 여성들이 전 세계에서 매일 명예로운 복무를 하고 있다"며 "그들은 자유의 상징이다. 그들의 결단과 헌신은 칼슨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꼬집었다.

정치권도 비판에 나섰다. 전 해군 헬기 조종사인 미키 쉬릴 하원 의원은 트위터에 "난 우리나라를 위해 목숨을 거는 여군들과 함께 했고, 터커는 그러지 않았다"고 적었다.

또 타미 덕워스 상원의원은 미국의 TV프로그램 '댄싱 위드 더 스타(Dancing with the star)'를 언급하며 "그가 2단계 춤 연습을 할 동안 여군들은 알 카에다에서 힘을 증명 중이었다" 고 꼬집었다.

한편 최근 미국에서는 군대의 다양성을 확보한다는 취지로 여군의 복색·두발 규정 등을 완화하거나 임신부의 여군 활동도 보장하고 있지만, 이를 향한 보수진영의 비판이 거세다. 폭스뉴스 또한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성향의 보수 매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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