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자는 안보이고 수사만 속도…이스타항공 전현직 직원들의 호소

머니투데이 주명호 기자 | 2021.03.14 07:40

LCC(저비용항공사) 이스타항공의 생존 여부가 아직 안갯속이다. 새 인수자 찾기에 나섰지만 제대로된 진전되지 않으면서다. 설상가상 전·현직 경영진들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화되면서 회생을 가로막는 악재만 커지고 있다.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현재까지 뚜렷한 진전없이 새 인수자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우선 매수권을 지닌 수의계약자를 선정한 후 공개입찰을 진행하는 '스토킹 호스' 방식을 도입해 인수자 선정에 나선 상태다.

회생계획안 제출시점인 5월 20일까지는 아직 두 달여 기한이 남았지만 업계에서는 인수자를 찾는 작업이 순탄치 않다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인수 후보로 어디가 유력하다는 얘기조차 나오지 않는다"며 "작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의문이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검찰 수사에 따른 리스크로 인수자 선정작업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2일 전주지방검찰청은 서울 강서구 공항동에 위치한 김유상 현 이스타항공 대표이사 사무실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지난 2월 법원으로부터 이스타항공 회생절차 관리인으로 지정됐다. 김 대표에 대해 기소나 구속 등 법적조치가 이뤄질 경우 이스타항공의 회생 작업 역시 제동이 걸릴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공동 관리인이 있지만 외부인인 만큼 이스타항공의 사정을 자세하게 알긴 힘들 수 있다"이라며 "인수 후보자 입장에서도 부담감이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조만간 창업주인 이상직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대한 검찰조사도 본격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현재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이스타항공 전현직 임원들이 모두 이 의원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어서다. 최근 업무상 횡령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이스타항공 재무팀장은 이 의원의 조카로 알려졌다. 김 대표의 경우 이 의원의 보좌관을 지내다 이스타항공 경영진에 가세했다.

이런 상황에서 이스타항공 전현직 직원들의 고통은 가중되고 있다. 이스타항공의 재기가 무산될 경우 지난해부터 체납된 임금 및 퇴직금 등도 받을 수 있는 길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지난해초 기준 1600여명에 달했던 이스타항공 직원수는 현재 470여명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희망퇴직 등으로 이스타항공을 떠난 직원들 중 대다수는 재취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업계 전반적인 지난해부터 신규채용이 사실상 중단됐기 때문이다.

남은 직원들 역시 임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만큼 다른 임시직을 통해 어렵사리 생활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부터 운항이 전면 중단된 만큼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도 받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스타항공 근로자연대는 "지금까지의 정부 지원책은 대형항공사 및 일부 LCC들에게만 유리하게 지원돼 왔다"며 "이스타항공이 더 이상 외면받지 않도록 공평한 지원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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