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봉진'의 우아한 기부…어제는 라이더, 오늘은 외식업주

머니투데이 이동우 기자 | 2021.03.12 10:51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이 '갓봉진'(신을 뜻하는 'God'과의 합성어)에 등극했다. 전날 라이더 주식 나눔에 이어 12일 5000억원 규모 기부의 세부 이행안 일부를 공개했다. 외식업주 의료비·생계비 지원과 자녀 장학금에 200억원, 저소득층 자녀 고사양 노트북 지원에 200억원 등 총 400억원 규모다.

김 의장은 12일 페이스북에 "더기빙플레지 사회환원선언을 하고 준비했던 것들을 하나씩 말씀드리고자 한다"며 이런 계획을 공개했다. 김 의장은 "몇 주 더 고민할 것들이 있지만 외식업 사장님들에 대한 감사함도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조금 덜 다듬어진 부분이 있지만 오늘 미리 발표를 하고 세세하게 준비하는 것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으로 발표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 시작이 최선일지 잘 모르겠지만 시작하는것 자체가 중요하니 너그럽게 봐 주시길 바란다"며 "이제 사업에 집중해서 저희 부부가 선언한 재산 절반 사회환원이 5000억이 아닌 더 큰 가치로 사회에 환원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외식업주 생계·의료비, 자녀 장학금 200억원…저소득 노트북 지원 200억원


/사진=우아한형제들

김 의장은 5년에 걸친 사재 출연으로 100억원의 기금을 마련해 외식업주 의료비와 생계비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급작스러운 사고나 질병 치료로 생계 어려움을 겪는 외식업주에게 힘이 되겠다는 것이다.

별도로 5년간 100억원을 출연해 외식업주 자녀의 국내외 대학 장학금을 지원한다. 생계·의료비 지원과 장학금 지원 대상이 되는 외식업주는 배달의민족 광고주 여부와는 무관하다. 모든 외식업주가 대상이다.

추가로 200억원을 들여 저소득층 학생들에 대한 고사양 노트북 1만대도 지원한다. 디지털 시대 정보격차와 학습격차에 대한 고민에서 나온 구상이다. 사양은 i5급으로 삼성 이온2와 엘지 그램시리즈다. 대상 선정과 실무는 희망브리지와 함께 진행한다.

김 의장이 이날 직접 공개한 기부 규모만 400억원 상당이다. 김 의장은 지난달 18일 세계적 기부클럽인 '더기빙플레지'(The Giving Pledge) 가입 사실을 알린 뒤 재산 절반인 약 50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기부 별개로 직원·라이더에 주식 나눔…아시아로 향하는 김봉진


서울 마포구 배민라이더스 중부지사에 배달 오토바이가 줄지어 서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김 의장은 전날 딜리버리히어로(DH) 주식 1000억원을 직원·라이더와 나누겠다는 소식을 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기빙플레지를 통한 재산 사회환원과는 별개의 지원 계획이다. 배달 플랫폼 기업이 주식을 라이더와 나누는 것은 국내 최초다.

외식업주와 배달 라이더와의 나눔엔 김 의장의 평소 지론인 '동반자 의식'이 깔려 있다. 배민은 2014년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국민 배달앱으로 성장했고, 2019년 68억 유로(한화 9조원대)에 매각됐다. 이런 성공 신화는 창업주 개인의 성과가 아니라 임직원과 라이더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노력이 빚은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김 의장은 지난달 기부 서약서에서 "기부서약은 제가 쌓은 부가 단지 개인의 능력과 노력을 넘어선 신의 축복과 사회적 운에 그리고 수많은 분들의 도움에 의한 것임을 공개적으로 고백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의장의 연이은 기부 행보에 라이더 커뮤니티 등에선 찬사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들은 "외쳐 갓봉진", "봉진이형 고마워요", "배달하면서 뿌듯하기는 처음", "김봉진 사장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자다", "자영업자도 신경써줘서 고맙습니다" 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한편 김 의장은 이달 중 싱가포르로 출국해 '우아DH아시아' 설립을 구체화한다. 김 의장은 당분간 싱가포르에 머물며 인력과 조직 구성에 몰두할 것으로 알려졌다. 우아DH아시아는 한국과 일본을 비롯해 대만, 라오스, 말레이시아, 방글라데시, 싱가포르, 태국, 파키스탄, 필리핀, 홍콩 등 15개국의 사업을 총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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