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부동산 하락장, 길고 셉니다"[부릿지]

머니투데이 조한송 기자, 신선용 디자이너, 이상봉 기자, 김세용 PD | 2021.03.13 06:57

[부릿지TALK]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 '빅데이터 부동산 투자 2021 대전망' 저자 인터뷰 통합본


집값이 대체 언제까지 오를까. 지난달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률이 1.17%를 기록, 2008년 6월 이후 12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도 처음으로 9억원을 넘어섰다.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집을 사야 하는지, 가격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지 실수요자의 고민이 깊어진다.
지금 서울 집값은 소득, 물가 대비 어느 수준에 놓인 걸까. 지금 집을 사도 괜찮을까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에서 빅데이터로 부동산 시장의 투자 지표를 제시하는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조한송 머니투데이 부동산부 기자
안녕하세요. '부릿지'입니다. 연초부터 계속되는 공급 대책에도 불구하고 집값 상승세가 계속 되고 있습니다. 거래량이 줄고 집값 상승세가 다소 둔화되기는 했지만, 안정화됐다고 보기는 어려운데요. 그 어느 때보다도 내 집 마련에 관한 판단이 어려워졌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이 빅데이터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방향성과 투자 지표를 제시하는 '데이터노우즈'의 김기원 대표님을 모시고 얘기를 들어보고자 합니다. 방송에 앞서 말씀을 드리면 부릿지는 상승과 하락,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채널을 운영하지 않습니다. 그럼 빅데이터로 부동산 시장을 얼마나 짚어낼 수 있을지 대표님을 모시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조한송 머니투데이 부동산부 기자
안녕하세요. 먼저 구독자분들께 소개 부탁드릴게요.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빅데이터 부동산투자 2021 대전망' 저자
저는 부동산 알파 리치고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데이터노우즈의 김기원 대표입니다. 2018년 2월에 ' 빅데이터 부동산 투자', 그리고 지난 2월에 '빅데이터 부동산 투자 2021 대전망'이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조한송 머니투데이 부동산부 기자
서울 집값이 고평가됐다고 주장하는 근거를 설명해주시죠.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 '빅데이터 부동산 투자 2021 대전망' 저자
전세 대비한 저평가 인덱스를 보면 지금 근래 6년 중 가장 고평가된 국면이고요. 소득 대비한 서울의 아파트 가격을 볼게요. 고점이 2008년이었어요. 이때가 소득 대비 아파트값이 가장 비쌌습니다. 반면 2014~2015년이 가장 쌌어요. 그런데 지금 어때요? 역사상 지금 (집값이) 소득 대비 가장 고평가됐어요. 소득 대비해서 서울의 아파트 가격이 가장 비싸다는 거죠. 마지막으로 물가 대비 저평가 인덱스도 볼게요. 과거에 2007~2008년 이때가 굉장히 높았잖아요.

반면 2013~2014년 이때가 가장 저평가됐고요. 2018년 중순부터 고평가로 접어들었고요. 그리고 지금은 -34.8%입니다. 즉 물가 대비에서 서울 아파트값이 지금 35% 정도 가량 고평가됐다. 이 수치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가장 높습니다. 2008년 이때보다 더 심각해요.

주택 구매력 지수는 대출을 일으켜서 집을 사는 게 얼마나 부담스러운지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중위 소득 가구가 표준 대출을 받아서 중간 정도 가격의 집을 샀을 때 대출을 상환하는 부담을 나타내는 지표에요. 2007~2008년은 굉장히 안 좋았고요. 반면 2014~2015년이 가장 좋았어요. 그런데 지금은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대출을 껴서 집을 사는 게 이렇게 부담스러운 상황이에요.

금리가 높아도 집값이 싸면 이자 부담이 적잖아요. 집값이 저평가된 거고. 그런데 지금은 사상 초유의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이 숫자가 굉장히 안 좋아요. 서울아파트 가격이 굉장히 고평가 돼 있기 때문이에요. 제가 만든 저평가 데이터들이 공통으로 '2007~2008년은 고평가, 2014~2015년은 저평가다, 지금은 또다시 고평가돼있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보면 당장 뭔가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보이진 않지만 점차 에너지가 약화하고 있고 머지않아 변곡점으로 나타날 거라고 봅니다.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 '빅데이터 부동산 투자 2021 대전망' 저자
많은 분들이 서울의 2021~2022년의 입주 물량이 없기 때문에 (집값이) 계속 상승할 거라고 주장을 해요. 그런데 제가 AI(인공지능)로도 분석을 해보고 다양하게 해 본 결과 수도권은 입주 물량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이 별로 크지 않아요. 지방은 입주 물량이 많으면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고 반대로 부족하면 올라갈 가능성이 커요. 하지만 수도권은 다르다는 거죠.

실제 데이터를 가지고 보여드릴게요. 전국 입주 물량 데이터에요. 입주 물량이 평균보다 살짝 적지만 많이 적지 않죠? 수도권만 따로 떼서 볼게요. 2017년~2019년 입주 물량 많았죠? 이때 신문 기사에서 가장 많이 나왔던 말이 '수도권 입주 폭탄' '아파트 가격 올라가기 힘들다'였어요. 정부가 2017년 8·2대책을 통해서 본격적으로 규제에 나선 데다 입주 폭탄이 있어서 부동산 전문가의 80%가 집값이 못 올라간다고 했어요. 그런데 저는 '무슨 소리냐, 지금 (집값은) 굉장히 저평가 돼 있고 입주 물량이 있어도 (집값은) 올라간다'고 주장했어요.

그런데 실제로 어떻게 됐어요? 입주 물량이 많지만 아파트 가격은 엄청나게 올랐잖아요. 2001~2003년은 어떤가요. 수도권 입주 물량이 많았지만 집값이 엄청 올랐잖아요. 반대로 2010~2013년은 어떤가요. 수도권의 입주 물량이 적었지만 대세 하락이 왔어요. 결과적으로 입주 물량이 적을 때도 (집값이) 하락했고, 많을 때도 상승했단 거예요.


그러면 지금 수도권의 입주 물량을 볼게요. 2021~2023년은 2010~2013년, 즉 대세 하락장이 있었던 시기보다 입주 물량이 더 많아요. 그 얘기는 입주 물량이 적다고 (집값이) 떨어진다거나 더 올라간다고 주장하는 건 코끼리라는 부동산 시장에서 코 하나만 가지고 전망을 하는 것과 같다는 거죠.

▶조한송 머니투데이 부동산부 기자
집값 전망과 관련해서 전셋값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데요. 전셋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매맷값을 밀어 올릴 것이란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나요.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 '빅데이터 부동산 투자 2021 대전망' 저자
전셋값이 오르면 매맷값이 상승한다는 말이 맞을 수도 있고 틀릴 수도 있어요. 과거 서울아파트의 대세 하락장이 왔던 2009~2013년에도 전셋값은 오히려 올랐어요. 심지어 그때는 입주 물량도 적었던 시기에요. 대다수의 전문가가 주장하는 것처럼 입주 물량이 적고 전셋값이 오르면 매매 가격도 더 올라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런데 왜 떨어졌냐는 거죠. 이런 일들은 또다시 발생할 수 있어요.

서울의 전셋값 데이터를 보시죠. 2009년부터 전셋값이 다시 오릅니다. 이때 아파트 가격도 올라갔어야 하는 거 아니에요? 그런데 떨어졌잖아요. 집은 내 집에 살거나 남의 집에 살거나 둘 중의 하나입니다. 아파트 매매 시장이 좋지 않으면 사람들은 전세로 몰려요. 그렇기 때문에 대세 하락장에서 전셋값이 올라갈 가능성이 많은 거예요.

그런데 이 전세가율이 2016년 중순을 고점으로 4년째 계속 하락하다가 임대차 3법 때문에 지금 올라가고 있죠? 이 모습이 과거 전세가율이 하락하다 올라가는 과거 이 시점과 유사하지 않나요? 당시 부동산 시장은 대세 하락의 출발이었습니다. 물론 임대차 3법의 영향으로 최근 전셋값이 급등한 건 맞지만, 이것도 거의 임계점에 왔다는 것이 확인됩니다. 전세 수급 데이터로 알 수 있어요.

▶조한송 머니투데이 부동산부 기자
투자 용도가 아니라 거주를 위해서라도 내 집 마련이 절실한 분들이 있는데요. 이분들을 위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 '빅데이터 부동산 투자 2021 대전망' 저자
투자 점수를 가지고 말씀드릴게요. 지금 우리나라 집값은요 역사적으로 봤을 때 가장 고점인 것이 투자 점수로 확인됩니다. 과거 금융위기가 터지기 전인 2008년 2월의 투자 점수를 볼게요. 안 좋은 데가 어디예요? 경기, 인천, 서울입니다. 실제로 이때 수도권은 투자하기에 좋지 않은 시점이었습니다. 반면 어디가 가장 좋냐면 제주도였어요. 제주도는 2008년 초반이 투자 점수가 가장 좋았습니다. 이때 샀으면 대세 상승장을 겪었겠죠. 부산도 2011년까지 투자 점수가 계속 좋았어요.

또 다른 변곡점이었던 2014년 3월의 전국 투자 점수를 볼게요. 경기와 서울이 가장 좋아요. 특히 과천, 광명, 광주, 구리, 서울 강동구 등이요. 투자 점수 하나만 가지고 의사결정을 해도 훌륭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고 봐요.

중요한 건 지금이겠죠. 그런데 녹색인 지역이 있어요, 없어요? 없죠. 그동안 한 번도 없던 일이 나타난 겁니다. 전부 다 파랗죠. 앞선 2008년, 2014년, 2017년 말에는 녹색인 지역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하나도 없어요. 그나마 경북, 충북, 경남, 충남 이런 데가 상대적으로 양호하고요. 여기도 점수가 썩 좋지 않아요. 제주, 서울, 대전 등은 데이터가 굉장히 안 좋아요. 구체적인 지역으로 놓고 봤을 때는 어떤가요. 이런 곳들은 그나마 사도 괜찮겠죠. 지금 시점에서 사도 괜찮은 지역이 어디인지에 관한 자료는 부릿지 구독자분들께 따로 공유하는 것으로 하겠습니다.

▶조한송 머니투데이 부동산부 기자
네 부릿지 계정(Bu-ridge@mt.co.kr) 메일로 구독, 좋아요를 누른 후 요청해 주시는 분들께 확인 후 보내드리겠습니다. 오늘 나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연 김기원 데이터노우즈 대표, 조한송 머니투데이 부동산부 기자
촬영 이상봉 기자, 김세용 PD
편집 이상봉 기자, 김세용 PD
디자이너 신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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